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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 규모의 친환경 대계도 간석사업
<연재> 곽동기의 오늘의 북한산업 (9)
2010년 07월 28일 (수) 11:00:58 곽동기 dkkwak76@naver.com

곽동기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위원)

오늘의 북한산업 연재를 시작하며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고 3년째를 맞는 2010년, 6.15와 10.4 선언의 이행은 답보되며 남북관계는 격폐되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2012년 사회주의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겠다는 그들의 목표를 제시하고 올해를 “인민생활의 결정적 전환”을 가져오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작년 말부터 CNC, 주체철, 비날론 등 북한당국은 여러 성과들을 계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북한당국이 발표하는 보도내용이 어떠한 경제.산업적 의의가 있고 과학기술적 의의가 있는지 평가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한국사회에서는 2009년 4월에 발사하였던 북한의 우주발사체 ‘은하2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산업적 현황에 대한 사실관계의 파악이 목마른 지금, 북한이 발표하는 경제. 산업 각 분야의 성과가 어떠한 의미와 파급력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북한의 현황에 대한 활발한 토론은 차후 반드시 재기될 남북경협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필자주


필자 곽동기는?

   
2007 KAIST 신소재 공학박사 학위취득
2007 서울산업대학교 강사
현재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원

저서   북한의 경제발전전략』 
공저  『 북한의 미사일전략』, 『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21세기 북한』

북한은 대계도 간석지 방조제 공사를 완성하고 6월 30일에 그 준공식을 진행하였는데 7월 17일, 북한은 대계도간석지건설완공에 관한 조선중앙통신사 상보를 발표하였다. 상보에 의하면 대계도 간석지는 평안북도 일대에 흩어져 있는 대다사도, 가차도, 소연동도, 대계도 등의 섬을 총 연장 13.7km의 방조제로 연결한 것이다. 그리하여 총 81㎢에 달하는 방대한 면적을 새로 얻어 평안북도 염주군, 철산군의 해안선 모양이 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연합뉴스의 기사에 따른다면 이는 여의도(8.48km²) 면적의 10배에 달하는 땅을 새로 얻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간척사업

북한의 간척사업의 역사는 깊다. 북한은 1958년부터 압록강 하구의 비단섬 간척사업을 시작하였는데 비단섬은 남쪽에서 한반도의 최고 서쪽이라고 배우는 마안도를 포함하는 간척지이다. 비단섬의 행정구역 이름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평안북도 신도군으로써 비단섬은 1958년 신도지구 간척사업으로 인해 신도와 마안도, 무명평, 양도, 장도, 말도 등과 영문강 일대의 간석지에 둑을 연결하여 만들어진 인공섬이다. 면적이 64.368㎢에 둘레가 49.07km 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간척사업을 통해 얻은 새 땅이 50㎢로써 간척지가 대다수 섬 면적을 차지한다.

이후 북한은 압록강 비단섬 오른쪽인 평안북도 용천군의 다사도 간척사업, 곽산간척사업 등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경험에 기초하여 북한은 81㎢ 면적의 대계도 간석사업을 완공하였다.

농촌진흥청은 1994년도 『북한의 동향』이란 격월간지의 발표에 의해 북한정부가 제3차 7개년계획(1987∼1993)기간 중에 수행된 9개 간척사업지구의 간척개발 면적은 28,400ha, 총 284㎢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조병진, 안기원이 한국농공학회에 제출한 논문 “인공위성 화상데이터를 이용한 북한 서해안지역의 미완공 간척지 조사”에 따르면 북한 간척지의 지구별 면적현황은 개발면적으로 발표된 27,100ha 보다 많은 38,105ha, 즉 381㎢에 이른다고 한다. 이 중에는 이미 답, 저수지, 염전 등으로 개발된 면적이 16,555ha이며, 미 완공 간척지면적이 16,826ha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들 논문이 사실이라면 해방 이후 북한지역에서 새로 얻어진 간척지는 총 381㎢로써 서울특별시 면적의 2/3에 달한다.

나아가 재일 <조선신보>는 북한 당국이 2012년말까지 추가로 총 56㎢ 가량의 간척지를 더 얻기로 하였다고 7월 22일 발표하였다. 그 예정지는 현재 간척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평안북도 곽산간척지 2단계 공사와 평안남도 남포의 안석간석지, 황해남도의 능금도 간석지와 분지만 간석지, 룡매도 간석지 1구역으로 모두 다 서해안 일대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새만금 사업을 통해 본 대계도 간석사업

북한이 이번에 완공한 대계도 간석사업은 북한의 간석지 가운데 최대 넓이와 최장 길이의 방조제를 건설한 것인데 그 사업규모를 한국사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새만금 공사와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새만금 공사는 1991년부터 19년간 추진되어왔으며 총 연장 33.9km의 방조제를 건설하여 전체 401㎢의 새 땅을 얻는 사업이다. 34km에 달하는 새만금 방조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대략적으로 북한의 대계도 간석사업은 방조제 공사로 본다면 새만금 사업의 42%에 해당하며, 간척지 면적으로 본다면 새만금 사업의 20% 규모의 공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각 지역의 조수간만의 차이와 바다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동일한 한반도의 서해지역임을 감안하면 각 사업에 대한 사업비용을 유사하게 추출할 수 있을 것이다.

새만금 사업의 방조제 공사비용은 2조 2683억원이 기획되었으나 이후 증가하여 총 2조 9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되었다. 이 사업에 투입된 인력은 총 237만명, 동원된 장비는 덤프트럭, 준설선 등을 합쳐 연 91만대에 달한다. 또 방조제 건설에 투입된 토석은 총 1억2,300만㎥에 달한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대계도 간석사업의 규모를 대략적으로 추산해본다면 대계도 사업의 방조제 공사비용은 1조 2180억원 가량의 공사비가 들며 방조제 건설에 5160만㎥에 달하는 토석이 투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남측과 북측의 공사방식이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남측기업이 북한의 대계도 간척사업을 추진한다면 총 99만명의 인력에 38만대에 달하는 덤프트럭, 준설선 등을 투입해야 가능한 사업이라는 추산이 떨어진다.

이것은 방조제 공사에 대한 부분만 살펴본 것이다. 방조제 공사 이후 간척지를 매립하는 데에도 상당히 많은 자금이 투입되어야 한다. 새만금 공사의 경우 간척지를 매립하는데 들어가는 토사는 총 7억㎥에 달하며 시공방법에 따라 최소 3조 7400억원에서 최대 8조 4400억원의 공사비에 예상되고 있다고 한다. 이를 대계도 간석사업에 적용한다면 간석지 매립에 들어가는 토사가 총 1억 4000만㎥에 그 사업비용이 최소 7400억원에서 1조 6880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대계도 간석사업을 한국기업이 추진하였다면 방조제 축성에 1조 2180억원과 간척지 매립에 최소 7400억원을 잡아도 총 공사비용이 2조원에 달하는 사업계획을 제출하였을 것이다. 또한 그 공사기간도 방조제 건설에만 8년을 소요하는 대공사로 계획되었을 것이다.

공사비만 2조원으로 남측당국이 추산하는 북한의 경제규모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공사규모이다.

북한의 대계도 간척과정

북한이 추진한 대계도 사업은 1997년 당시 간척지 일대를 휩쓴 대해일을 복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90년대 중반 북한의 경제난 “고난의 행군”을 야기한 자연재해는 평안북도 대계도 간척사업지역도 어김없이 휩쓸었다.

노동신문은 그 피해에 대해 “오랜 시간 지속된 강한 태풍과 끊임없이 밀려드는 산악같은 파도로 하여 대계도 간석지 방조제는 4개소에 걸쳐 근 800m나 터져나가고 남은 구간들도 혹심하게 파괴되었으며 드넓은 농경지와 수많은 설비, 륜전기재들이 하루아침에 바다물에 잠겼다.”고 기록하였다. 10여년간의 방조제 사업이 하루아침에 유실되는 커다란 손실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고난의 행군>중에 간석사업을 곧바로 재개하였다고 한다. 노동신문에 의하면 대다사도와 가차도 사이의 1호 방조제, 가차도와 소연동도 사이의 2호 방조제의 터진 구간들을 복구하고 2001년 8월부터 3호 방조제 공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3호 방조제 공사도 2005년 6월 11일에 끝냈으며 2007년 7월에는 4호 방조제가 완공되었다.

북한이 대계도 간석사업을 추진한 기간은 90년대 중후반으로써 북한이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대에 속한다. 이 당시 북한의 작업여건을 한국에서 진행된 새만금 사업과 동일한 여건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줄기차게 간석사업을 내밀었다. 그리하여 노동신문은 “10t 능력의 화물자동차로 무려 백수십만대분에 달하는 토량과 막돌로 방조제들이 완성되고 배수문설치와 중간 및 하천제방쌓기를 비롯한 내부망공사도 동시에 진행되여 수천정보의 간석지가 옥답으로 전변되였다”고 보도하였다.

서평방송(www.sptv.co.kr)에 게시된 북한텔레비젼 영상물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에 의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계도 간척사업을 두고 “조선이 결심하면 못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준 일대 사변”이라 평가하였다고 한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지난달 말 준공된 평안북도의 대계도간석지 설계도에 ‘김일성상’을, 평안북도 간석지건설연합기업소에 ‘김일성훈장’을 각각 수여하였다고 한다.

북한당국이 대계도 간석사업의 완공을 얼마나 성과적으로 평가하고 있는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해수유통으로 개펄을 만드는 대계도 간석지

새만금 사업의 경우 간척지 매립과정에서 천혜의 자연보고인 습지가 파괴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커다란 논란이 되었다. 실제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계기로 새만금 사업지역 내에 있는 전라북도 만경강 하류의 수질이 4급수까지 떨어졌으며 공업용수로나 사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까지 수질이 악화된 것이다.

애초 새만금 사업은 새만금 방조제를 쌓고 그 내부 간척지의 염기를 모두 제거하고 일반 용지와 담수호로 전환하려는 계획이었다. 그 결과 외부 바다와 내부 새만금호와의 흐름이 차단되면서 “고인물은 썩는다”는 진리가 다시금 검증되고 있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이에 대해 새만금호를 해수유통시킬 것을 주장한다. 새만금 방조제의 갑문을 열어 바닷물을 받아들여 서로 소통하게 함으로써 수질악화를 막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새만금 공사과정에서 수질악화가 심각해질 때마다 당국은 해수유통의 방식을 통해 새만금 내부의 수질오염을 완화시켜왔다.

북한의 대계도 간석지는 바닷물을 막고 담수화를 추구하는 새만금과 달리 애초부터 해수유통을 전면화하고 있다. 북한은 대계도 간척지 안에서 농지 뿐 아니라 염전과 양어장을 얻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바 해수유통을 전면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염전은 당연히 바닷물을 끌어들여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질오염 가능성이 새만금방조제보다 훨씬 낮아지게 된다. 대계도 간척지는 규모면에서는 새만금과 비교되지만 건설공법에서는 오히려 바닷물을 이용한 조력발전소를 건설 중인 시화호와 유사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시화방조제는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을 이용한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데 이는 방조제 매립을 통한 내부 담수화를 추진하는 새만금과는 다른 형태의 방조제이다.

북한은 대계도 간석사업에 대해 “간석지”라고 하며 간석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간석지는 강을 타고 운반된 미립 물질이 해안에 퇴적되어 생기는 개펄을 의미한다. 즉, 개펄을 없애는 방조제가 아니라 개펄을 만드는 방조제라는 개념이다.

논문 “인공위성 화상데이터를 이용한 북한 서해안지역의 미완공 간척지 조사”에서도 북한의 간척지개발형태는 외곽방조제가 완성되면 상류나 내지구에 소규모 저수지를 축조하고 그 하류에 논을 만드는 형태로써 저수지에서 개답지구에 내리흘림식 관개방법을 채용하기 때문으로 우리(남측)가 담수호에서 양수관개를 하는 형태와는 다른 방법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화방조제 건설결과 시화호에서는 개펄, 습지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규모 인공습지가 조성되었다. 대계도 간척지도 개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해수유통을 조절한다면 새로운 땅을 얻으면서도 개펄을 유지할 수 있다.

북한이 대계도간석지 설계도에 ‘김일성상’을 수여한 것도 그들 나름의 친환경 간척사업에 대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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