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초향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95)
2012-04-24 정관호
| 정관호(87)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
배초향
들깨 생김을 닮은 것이
온 몸에서 진한 향기 번져
화단에 몇 그루 옮겨 심었던니
이웃이 온통 그 화제다
본디 흔한 들풀인데
이제는 녹지의 인기 스타
이파리를 뜯어 손에 비비면
종일토록 그 내음 이어지고
손가방에 한두 잎 지니면
며칠을 두고 그윽한 향 맡이고
꽃철에는 어디서 알았을까
벌 등에 줄줄이 날아와
꿀샘 탐내기에 여념이 없어
집을 나서면서 순 만지고
문을 들어서면서 코를 들이대고
나들이를 즐겁게 만드는 풀
씨를 받겠다는 이웃들 다투어
자녀 손을 잡고 찾아와
그 이름 가르치며 자연 학습
우리 변두리 소박한 친구
만인이 좋아하는 야생 배초향.
| 도움말 배초향은 산과 들 양지바른 데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온 몸에서 향기가 번지며 가지는 위에서 갈라진다. 7~9월에 걸쳐 가지 끝에 원통 모양의 꽃이삭에 자주색 꽃이 빼곡히 돌려난다. 봄에 돋는 어린 순은 먹고, 자란 잎으로는 쌈으로 먹거나 절편 따위를 싸서 찌기도 한다. 본초명은 곽향(藿香)이며 귀한 약재로도 쓰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