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모초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91)
2012-03-27 정관호
| 정관호(87)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
익모초
한자풀이로 보면 여인들에게
더없이 이로운 풀이로고
전초를 처마 밑에 말리거나
푹 달여서 엿으로 만들어
집집이 상약으로 갖추었었지
암눈비앗이라고도 불리며
들녘이나 길가 풀밭에서
다른 풀들과 어울려 자란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칼날 같은 이파리 줄기에
층층으로 입술꽃이 돌려난다
마치 꽃으로 쌓은 탑 같아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면
아랫입술에 얼룩무늬가 있다
이제 온갖 신약들에 밀려서
들풀로 전락해 서글픈 익모초.
| 도움말 익모초는 들에서 자라는 두해살이풀인데 민간약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본초명도 익모초(益母草)다. 껀정 높이 자라며 7~8월 경 줄기 위쪽 잎겨드랑이마다 연자주색 꽃이 층층으로 돌려 핀다. 꽃철에 전초를 말리거나 달여서 갈무리하는데, 예전에는 가정상비약으로 집집마다 갖추었었다. 특히 산후조절에는 이만한 약이 없다고들 했다. 그런데 연구서에 따르면 산모에게는 더없이 좋지만 임신중인 부인(姙婦)에게는 쓰지 못한다고 되어 있으니 휘뚜루 통하는 ‘익모’는 아닌갑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