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황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87)
2012-02-29 정관호
| 정관호(87)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
지 황
생지황(生地黃)에 숙지황(熟地黃)
우리가 알게 모르게
많이 먹으면서 살아온 그 풀
묻고 물어서 찾아간 초여름 약초원
거기 피어 있는 지황의 꽃
뽀얗게 잔털을 뒤집어쓴 그 얼굴에
생각없이 탄성을 지르고 말았어라
뭇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 가운데
저런 매무새의 꽃이 또 있을까
보고 또 보고
만지고 또 만지니
귀엽기도 하여라, 정답기도 하여라
좀 답답한 약용식물들 서리에
저렇듯 예쁜 풀꽃이 있어
찾아가기가 즐거워라
밟고 들어서기가 흥겹기도 하여라
한낮 소곳이 고개숙여 핀 꽃
약초로서의 그 효험을 떠올리면서
저 꽃이 지면 뭘 보러 다닐까
다시 돌아보게 되는 지황이여!
| 도움말 지황은 중국 원산의 여러해살이풀인데 전국 각지에서 약초로 재배하고 있다. 연한 홍자색 꽃이 6~7월에 피는데 잔털이 보송보송 난 것이 아주 보기 좋다. 뿌리를 캐서 씻은 것을 생지황(生地黃), 그것을 말린 것을 건지황(乾地黃), 쪄서 말린 것을 숙지황(熟地黃)이라 하여 각각 그 쓰임새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음을 보태고(濨陰) 피를 도우며(補血) 기력을 돋우는(强壯) 효능이 있다. | |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87호가 편집자의 착오로 하루 늦게 게재됩니다. 독자 여러분과 필자의 양해를 구합니다. /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