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나무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76)
2011-12-13 정관호
| 정관호(86)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
음나무
민간에서는 엄나무라고도 부르는데
이 나무가 갖는 이미지로는
그쪽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어려서 문틀 중방 머리에
가시 돋친 이 나무의 어린 가지가
액막이로 걸려 있는 것을
우리 모두 보면서 자랐을 터
우리 조상들은 서슬 퍼런 나무 가시가
사악한 것을 물리친다고 믿었고
아니, 물리쳐 달라고 빌었고
그렇게 해서 집안을 지키려고 했다
그 엄지로 꼽힌 것이 음나무
그만큼 이 나무 가시는 날카로와
집집의 수문장 구실을 하게 되었다
목재로나 약재로도 쓰임이 넓고
콩알 열매는 좋은 새먹이도 되는 나무.
| 도움말 ‘엄나무’ 또는 ‘개두릅’이라고도 부르는 음나무는 갈잎큰키나무로 무리를 짓지 않고 홀로 우뚝 솟는다. 줄기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돋는데 자라면서는 차츰 무디어진다. 잎은 손바닥처럼 다섯 가닥이고, 7~8월 경 새 가지 끝에 우산 모양의 꽃을 피운다. 열매는 콩알 모양으로 검게 익는다. 어린 순은 먹고, 껍질과 뿌리는 약에 쓴다. 형제종들인 가는잎음나무는 이파리가 깊게 파이고, 당음나무는 잎 조각이 달걀 모양으로 생겼고, 털음나무는 잎 뒷면에 털이 많이 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