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소 설치장소 확정되나?
2000-09-20 연합뉴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북간의 화해.협력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은 일단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은 19일 `이번 회담에서 면회소 설치 장소와 관련해 깊은 논의는 있겠지만 어디라고 결정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장소와 함께 면회소 운영을 위한 세부적인 방안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산가족 문제의 본격적인 해결책의 시작인 면회소에 대한 북측의 부담을 감안한다면 면회소 설치는 그렇게 쉽사리 결론이 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면회소 설치와 운영은 지난 14일 남북 특사회담에서 합의된 모든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서신왕래가 안정적으로 이뤄진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지기 때문이다.
북측은 면회소 설치 장소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한마디도 언급한 적이 없으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금강산을 선호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북한 체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강산호텔을 이용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전망이 바로 그것이다.
남측은 이산가족끼리 단시간의 상봉은 판문점 평화의 집(남측지역)과 통일각(북측지역), 2-3일 동숙이 가능한 상봉은 금강산으로 분리해서 이 두 곳에 면회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성사시킬 계획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경의선 복원구간의 중간지점, 다시말해 비무장지대(DMZ) 내에 만남의 광장이나 공원을 만들어 항구적인 면회소로 활용한다는 목표 아래 추진되는 방안이다.
이같은 남측 구상이 이번 적십자회담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측 대표단이 남측 입장을 일부 수용해서라도 융통성 있게 나올지는 여전히 의문이기 때문이다. 지난 1차 적십자회담(6월 27-30일)에서 드러난 북측의 태도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크게 기대하기가 힘들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정상회담 이후 남북간의 신뢰가 날로 깊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발전에 기대를 걸어보는 관측도 없지 않다. (연합2000/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