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 꽃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65)
| 정관호(86)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메 꽃
길가나 밭둑에서
너를 많이 본다
낮에 피는 ‘나팔꽃’
조름겹구나
감고 오르거나
옆으로 기어가며
애잔하게 자라
측은하게 피네
달짝지근 흰 뿌리
무던히도 먹었구나
철없이 파헤치던
소년은 이제 없다
그 대신 너를
반기는 이도 없어
고단한 한낮에
널 보기 미안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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