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강산 관광 자제' 각국에 협조요청 예정

당국자 "실효적 수단 많지 않아.. 누가 명분 쌓느냐 문제"

2011-08-30     김치관 기자
30일 북한이 라선-금강산 시범관광을 시작하고, 미국 국적 여행사가 내년부터 금강산호텔을 이용하는 관광상품을 내놓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는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진화에 나섰다.

통일부 관계자는 30일 오후 외신기자들에 대한 브리핑에 앞서 내신 기자들에게 “금강산 지구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이 가급적 없도록 해외에 있는 우리 공관을 통해 각국에 협조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지난해 5월 우리 문화관광부가 중국 국가여유국(관광국)에 공문을 보내 금강산관광 자제를 요청해 효과를 거뒀음을 상기시키고 “중국 같은 데는 정부에서 밑에 얘기 하면 정부의 방침대로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현재 상사분쟁이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리스크를 안고 금강산지구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너무 낙관적으로 말씀드리는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날 내외신에 금강산 관광에 대해 배경설명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 당국자는 “(라선-금강산) 시범관광 가는 분들 중에서 상당 부분 외신들이 포함돼 있어, 일방적으로 북측 얘기만 듣고 쓰게 해서는 좀 그렇지 않느냐”며 “그래서 설명자료로 만든 게 ‘국제사회에 대한 협조’”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현재 라선지역에서 금강산으로 크루즈 시범관광 한다고 보도됐고 9월 초에 가서 북측에서 (본 관광이)구체적으로 보도돼 나온다면 이에 따른 정부의 조치를 어떻게 해나갈지는 9월 초 대책반 회의를 통해서 나름대로 의견을 모으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을 단장으로 기획재정부와 문화관광부, 법무부, 외교통상부 등 관련 부처 과장급이 참여하는 금강산관광 대책반을 지난 25일부터 가동하고 있다.

그는 “정부당국으로서도 실효적인 수단에 대해서는 여러분의 질문에 대한 충족시켜줄만한 답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면서 “북측도 보면 우리 관광객을 끌고 들어와야 하는데 자기네들이 안 되는 거다. 결국 시범관광이다 해서 중국이나 일본, 미국 해가지고 얘기하고 있는데 그것도 북측으로서는 실효적 카드는 안 될 것”이라며 결국 “홍보의 측면도 있는 것 같고, 누가 명분을 쌓아 가느냐 그런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국제법정에 호소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현대가 주계약자이기 때문에 마지막 시점이 왔다고 현대가 판단할 때 아마 재판 문제는 나오지 않을까 싶다”면서 “정부가 550억원을 들인 이산가족 면회소를 북측이 현재 동결상태로 있는데 이걸 딴 용도로 사용하거나 매각하면 좀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이 북한에 관광개발 및 사업권 대가로 합의한 9억 4,200만 불 중 4억 8,669만 불만 지급된 채 관광이 중단된 상황에 대해서는 “25년치(절반)를 줬으니까 초과해서 줬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금강산관광지구에 내의 남측 자산으로 현대아산 1억 9,660만불을 비롯해 총 3억 1,916만불이, 정부자산으로 관광도로와 소방서, 이산가족면회소 등 약 600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금강산 관광객 총인원은 193만 4,662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북측이 남측 재산 처분과 인원 추방을 통보한 22일 상황에 대해 “22일날 통지를 하는데 전원을 현대아산 사무소에 모이게 하고... 결국 자기 시설물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초병은 밖에 세우고 운영인력은 건물들을 인수하려고 하는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고 현대로부터 보고를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불능화 조치라든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한 바 있다. 다만 북측이 거의 작전을 하듯이 해서 따로 시설물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현대아산 사무소에 있는 여러 가지 안전조치만 하고 넘어온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측은 30일 ‘라선-금강산 시범관광’을 위한 국제관광단의 출항식이 30일 라선시에서 진행됐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의소리(VOA)>는 “미 중서부 일리노이 주에 있는 아시아태평양여행사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부터 금강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휴양지구 내에 있는 금강산 호텔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