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꽃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60)
2011-08-23 정관호
| 정관호(86)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부처꽃
부처님께 바치므로 부처꽃인가
부처꽃이므로 부처님께 바치는가
냇가나 산기슭 축축한 데를
골라서 뿌리를 내리는 들풀
줄기 위쪽에서 가지를 쳐서
제법 풍성한 무리꽃을 이룬다
여러 꽃들이 한창때를 지낸 뒤
천천히 느린 행보로 꽃을 피우고
백중날 즈음에 절정을 이루므로
꽃 이름도 그에 연유한 듯
짙은 자주색으로 피는 꽃다발을
그날 행사 때 불전에 올렸단다
차를 달여서 공양을 하고
꽃향을 피워서 소원을 외고
그런 것들이 다 잊혀져가는 지금
한여름의 부처꽃은 곱기만 하다.
| 도움말 부처꽃은 냇가나 습지 언저리에서 살기 좋아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추 1미터쯤 키로 자라며 위에서 갈라진다. 마주나는 이파리는 잎자루 없이 뾰죽하고, 그 겨드랑이에 7~8월 경 붉은 색 꽃이 이삭 모양으로 층층 올리 핀다. 형제종에 털부처꽃이 있는데, 꽃 모양은 비슷하지만 온 몸에 잔털이 많고 이파리가 살짝 줄기를 감싼다. 부처꽃인지 털부처꽃인지 구분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백중날 불전에 꽃공양으로 바쳤다고 전해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