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리향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55)
2011-07-19 정관호
| 정관호(86)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
백리향
꽃핀 줄기 몇 가닥을 얻어
책 갈피에 나누어 눌러 두다
무심코 책장을 넘기다가
그 쪽이 펼쳐지면
번지는 향에 깜짝 놀란다
언제 세월이 흘렀던가 싶게
전날 그대로인 그윽함
본성이 오죽 착하면
저토록 고이 일편단심일까
백리에 향기 미친다고 백리향인데
이제 와 깁더 알게 되노니
백년이 하루 같은 백년향이구려.
| 도움말 백리향은 높은 산 바위틈이나 바닷가 바위 옆에서 자라는 떨기나무인데, 잔디처럼 깔려서 퍼지므로 풀처럼 보인다. 6월쯤에 분홍색 꽃이 피는데, 그 꽃과 몸에서 아주 진한 향기가 난다. 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며 추위에도 잘 견딘다. 전초를 말린 것이 지초(地椒)라는 약재이다. 그보다 줄기가 좀 굵은 형제종 섬백리향은 울릉도 원산인데, 꽃 색깔이 희거나 약간 분홍색을 띤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