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화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40)
2011-04-05 정관호
| 정관호(86)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영춘화
폭죽이라도 터뜨리는가
저 현란하게 타오르는 황색 불꽃
아직 바람 끝은 차가운데
땅속에서 솟구쳐오르듯
그렇게 노란 꽃을 마구 뿜어낸다
봄을 마중한다는 이름 뜻 그대로
일찌감치 꽃을 피우는 떨기나무
지난해 자란 가지는 네모져 파랗고
그 마디마디에서 마주 쌍으로
처음에는 빨갛게 부풀다가
드디어는 해맞이 뜻을 드러내는구나
대개는 눈높이도 아니 되는 키
잔가지가 빽빽이 덤불을 이루며
한겨울에도 끄떡없이 푸른 채 있고
세 잎씩 짝을 이루며 나는 새순
나란히 어김이 없어 그도 귀여워
눈이 자주 가는 데 심어놓고 싶다.
| 도움말 그 이름이 봄을 맞는다는 뜻의 영춘화(迎春花)는 원산지가 중국인데, 요즘 들어 공원이나 녹지에 심어 가꾸는 일이 많아졌다. 가지가 자라면서 밑으로 처지기 때문에 길가 언덕에 심으면 경계목으로 잘 어울린다. 꽃은 지난해 자란 가지에 노랗게 피며 꽃철은 개나리와 비슷하다. 꽃잎이 다섯 또는 여섯 가닥이 나는 점이 개나리와 다르다(개나리는 네 가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