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데미풀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39)
| 정관호(86)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모데미풀
그가 처음 선을 보인
마을 이름을 얹어서 부르는 토종풀
이 땅 높은 산에서만
지조를 지키며 사는 꼬쟁이
딴 데로 가서 살자고
더러는 꼬임도 받았으련만
도리도리 끝내 제 고장을 버리지 않는
다락 같은 자존
그저 이곳이 좋아라고
막무가내로 버티어 온
비록 몸매는 가냘프지만
정갈하기가 한천의 별 같은 들꽃
꽃받침 다섯 가닥이 꽃 구실
정작에 꽃이파리는
새노랗게 꿀샘으로 잦아들고
봄이면 꼭 한 번은
보고 싶어지는 깊은 산 풀벗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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