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 발언 - 미사일 문제
2000-08-15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로켓 한 발에 2~3억달러가 들어가는데 미국이 우리 위성을 대신 쏴주면 푸틴 대통령에게 우리가 개발을 안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라며 지난달 19일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내용을 일부 시인한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밝힌 `위성을 대신 쏴주면`이라는 대목에서는 여전히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 순수하게 위성발사서비스(launching service)를 의미하는 것인지, 위성발사기술(launching technique)을 의미하는 것인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위성발사서비스는 가능하지만, 발사기술을 북한에게 공여하는 문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미사일 문제에 관한 북한의 진의는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우리는 평화적 이용을 위해서 로켓을 개발중에 있는데...로켓을 개발해서 대륙간 탄도탄을 만들어 2~3발로 미국을 공격하면 우리가 미국을 이깁니까. 그런데도 미국은 이것으로 트집을 잡고 있습니다`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는 주변국의 우려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는 평가가 내재돼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한.미.일은 북한의 위성이 장거리 미사일 능력(capability)으로 발전, 결과적으로 지역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온게 사실이다. 여기에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없는 위성이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한 미사일 기술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도 논거로 작용해왔다.
김 위원장은 나아가 `로켓을 연구해서 몇억 달러씩 나오는데 그거 안할 수 있나`고 반문하고 `이란 등지에 로켓을 판매하고 있다`고 밝혀 향후 미국과의 미사일 협상에서 미사일 수출 포기에 대한 대가를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북한이 미사일 수출을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고, 만일 수출을 포기할 경우 적어도 3년간 10억달러씩을 보상을 해야 한다는 북한의 협상태도가 김 위원장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입증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클린턴 정부가 얼마 있으면 끝나는데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어떻게 할지...`라고 말끝을 흐림으로써 미사일 문제에 관한한 현 클린턴 정부와 협상해서 해결되지 않으면 차기 정부와도 협상할 뜻이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연합(2000/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