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호(85)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절굿대. [사진 - 정관호]
절굿대
엉겅퀴처럼 자라다가 꽃대가 솟을 즈음에 가서야 본색을 드러내는 풀
새똥그란 꽃송이로 해서 단박에 눈에 들어 술래잡기는 영영 못할 팔자
절굿공이에 빗대어서 지어진 이름 하늘에 대고 무엇을 찧으려는데
그래도 바람에 일렁일렁 허공에 대고 연신 다듬고 있어 드디어는 제 몸 스스로가 파란 하늘 색깔로 물들어간다
콩 찧어라, 깨 갈아라 콩가루 깻가루 몽글게 빻아서 고물에 양념 반찬 맛있게 만들어라
잠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을 떠는 절굿대.
▲ 절굿대, 꽃이 변색하는 모양. [사진 - 정관호]
도움말
절굿대는 볕이 잘 드는 산기슭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多年草)로 1미터 정도의 키로 자라며, 흰빛이 도는 줄기는 위에서 몇 가닥으로 갈라진다. 이파리는 엉겅퀴 모양 깃골을 하고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가시가 나 있다. 7~8월 경 줄기와 가지 끝에 공 모양의 꽃송이가 달리는데, 꽃이 피면서 푸른 색을 띤다. 그 모양이 절굿공이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으로 불린다. 전초를 말려서 약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