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호(84)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소귀나물. [사진 - 정관호]
소귀나물
멀리 중국에서 건너왔다지만 이제는 보풀 벗풀 사이에서 의젓이 맏형 구실을 한다
삼지창이 아닌 보습 모양의 잎 묵정논 갈아 엎으려나 무논 써레질 나서려나
껀정 높은 키에 층층 세 꽃잎 돌려 피어 나도 여기 있노라 깃발 올렸네
겨드랑 아래에 누운 동그만 이파리의 자라풀 부창부수 어울려 새초름 피었네
어찌 된 연분들인지 물풀들은 저마다 꽃잎이 세 낱 그 까닭 묻고 싶은 가을 연못이여!
▲ 소귀나물, 이파리 생김새. [사진 - 정관호]
▲ 자라풀. [사진 - 정관호]
▲ 자라풀, 잎뒷면의 공기주머니. [사진 - 정관호]
도움말
소귀나물은 중국 원산인 여러해살이수초인데 논이나 못에서 약용으로 기른다. 이파리는 벗풀보다 훨씬 크고 넓다. 뿌리줄기(根莖)가 옆으로 뻗으며, 그 끝에 큰 덩이줄기(塊莖)가 생긴다. 9~10월 경 긴 꽃자루에 층층으로 하얀 꽃을 피우는데 암꽃은 아래, 수꽃은 위쪽에 달린다. 자라풀은 연못이나 얕은 물에서 사는 여러해살이수초인데, 잎 뒷면에 공기주머니가 달려 있다. 9~10월 경 물 위로 나오는 꽃줄기 끝에 한 개의 흰 꽃을 피운다. 꽃잎은 세 가닥, 화심은 노랗다. (제60고 ‘벗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