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옥잠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16)
2010-10-19 정관호
| 정관호(84)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물옥잠
물에 뜬 옥잠화
끼리끼리 촌수는 멀어도
서로 닮은 두 옥잠화
뭍에는 새하얀 옥비녀
물에는 새파란 옥비녀
그래서 이름을 나누어가졌구나
가을에 접어들면서 진작
다른 물풀들은 역사를 마쳤건만
느지막이 꽃깃발 내걸었네
한여름 기다린 보람 있어
파란 하늘 색깔 함뿍 스며
저리도 영롱히 고운 것을
피다가 마느듯 하는
물달개비를 발 아래 거느리고
높고 낮게 서로 잘 어울린다
물에서 자라 물옥잠
잠깐 멈추어 고개 숙이며
쓸고 지나가는 가을 풀꽃이여!
도움말 물옥잠은 논이나 얕게 고인 물가에서 사는 한해살이수초다. 수염뿌리에서 잎과 줄기가 모여 나서 20~30센티쯤 자란다. 잎은 심장형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잎자루는 짧아진다. 다른 수초보다 늦게 9월이나 되어야 줄기 윗쪽에 청보라색 꽃이 이삭 모양으로 촘촘히 핀다. 꽃잎은 여섯 가닥, 화심은 노랗다. ‘옥잠’이라는 뒷가지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옥잠화’와는 연관이 없다. (‘물달개비’에 대해서는 본 연재물 제59고에 언급한 바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