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꽃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05)
2010-08-03 정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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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꽃
다 자라면 동자의 키만큼이고
산 아래쪽을 내려다보듯
한쪽으로 고개를 모으는 꽃차례
높은 산 기후를 좋아하는 것 하며
온 몸에 잔털이 많은 것 하며
한여름에 붉게 피는 꽃이파리 하며
그래서 동자의 전설이 생겨나고
그 애달픈 죽음을 슬퍼하는 마음이
저토록 예쁜 꽃으로 환생케 했는가
지금도 평지에서 기르면
꽃 색깔의 선명함이 떨어진다니
가신 어린님의 뜻을 받들어
더 높이 서늘한 데로 옮겨 심어서
가엾은 죽음의 평안이라도 빌어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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