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책임자회의' 공식 발족

공단 현지에서 전체 입주기업 대변하는 법적 기구

2010-07-29     정명진 기자
▲29일 오후 4시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성공업지구 기업책임자회의' 창립총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북한법의 근거에 따라 개성공단 현지에서 입주기업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공식 기구인 '개성공단 기업책임자회의'가 29일 공식 발족했다.

이날 오후 4시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성공업지구 기업책임자회의'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날 총회에서 2년 임기로 회장에 (주)대화연료펌프 유동옥 회장이 선출됐다.

이날 통과된 회칙에 따르면, 본 회의는 개성공단 내에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142개 개성공업지구 등록 기업이 회원사가 된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현지에서 입주기업들의 목소리를 모아낼 수 있는 협의체가 구성된 것이다.

기업책임자회의는 북한법인 '개성공업지구 관리기관 설립 운영 규정'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이 규정은 "기업책임자회의에서는 지구의 개발 및 관리운영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중요문제를 토의하고 대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개성공단 관리위원회'가 기업책임자회의를 조직 운영하도록 되어 있어 기업책임자회의의 역할은 기업 의견 수렴하는 수준에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 위원장.[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리위는 기업책임자회의가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협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기업들이 직접 북측과 협의하는 것은 아직 상정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즉 북측과 직접 협의하는 것은 기존과 같이 관리위가 전담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이날 축사에서 "입주기업 전체가 참여해서 스스로 운영하는 기업책임자회의 창설은 개성공단 역사의 새 장을 여는 것"이라며 "공단의 발전과 기업 경영의 개선을 위해 기업 의사를 현장에서 대변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책임자회의는 출입.통행제한, 북측 근로자 임금 등 각종 현안에 대해 관리위와 일상적으로 의견을 공유하면서 관련 대책을 함께 모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하지만 기존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협의체인 '(사)개성공단기업협회'와의 역할 분담 및 선발 업체와 후발 업체 간의 의견차 해소 등 아직 넘어야할 난관이 적지 않아 보인다.

후발업체들이 별도로 기업책임자회의를 추진하면서 기존의 개성공단기업협회회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창립총회에서도 회장단 구성 방법을 놓고 후발업체와 선발업체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