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포르투갈에 0대7 대패..16강 진출 좌절

2010-06-21     고성진 기자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이 44년 전의 악몽에 또 다시 휩싸이면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2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FIFA(세계축구연맹) 랭킹 3위인 포르투갈과 맞붙은 북한은 후반 들어 집중력이 무너지면서 포르투갈에 대량실점을 허용해 0대 7의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측면 공격이 우세한 포르투갈을 막기 위해 5백 수비라인을 가동하며 이번 월드컵 첫 승리의 의지를 불태웠던 북한은 전반 29분에 1골을 허용했지만 상대의 측면 침투와 패스를 적절히 막아냈다.

포르투갈의 공격의 핵심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전반 내내 북한의 수비에 고전했다. 반면 북한은 정대세와 홍영조, 차정혁이 간혹 기습적인 슈팅으로 포르투갈의 문전을 위협하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후반 들어 포르투갈의 측면 돌파가 살아나면서 전세는 급격하게 기울었다.

후반 8분 우측에서 중앙으로 들어온 롱패스에 이어 아크 정면에서 알메이다와 메이렐레스의 2:1 패스, 박스 우측으로 쇄도하는 시망이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11분과 후반 15분, 연이어 좌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아 알메이다와 티아구가 차례대로 골네트를 흔들면서 경기 주도권은 포르투갈로 넘어갔다.

경기 내내 쏟아진 비도 수비에 중점에 둔 북한에 악재였다. 포르투갈의 강한 슈팅에 북한 리명국 골키퍼는 몸으로 막아내며 선전했지만 미끄러운 잔디와 공 때문인지 위험한 장면도 연출됐다.

북한은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면서 공격에 가담하는 공간을 확보하고 역습을 시도했으나, 후반 35분과 후반 42분, 후반 43분에 잇따라 골을 허용하며 포르투갈과 실력 차를 나타냈다.

이날 경기는 북한에게는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의 설욕전의 성격. 때문에 특히 이목이 집중된 경기였다. 당시 북한은 포르투갈에 3골을 먼저 넣고도 5골을 내리 허용해 뼈아픈 패배를 당한 바 있다.

한편, 브라질 전에 이어 이번 패배로 북한은 2패를 기록, G조 최하위에 머물게 됐다. 이에 따라 16강 진출도 사실상 무산됐다. 포르투갈은 1승 1무로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 조에서는 브라질이 2승으로 일찌감치 조 선두로 나서며 16강행을 확정했고, 코트디부아르와 포르투갈 경기에서 16강 진출 최종 국가가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