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부동산 남측 소유자 소집

북한이 금강산 관광 지구 내 부동산을 조사차 오는 25일 남측 소유자들이 금강산을 방문하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자산을 몰수하고 입경 제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18일 남측에 통보했다.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 위원장 김양건)'는 이날 오후 통일부와 현대아산에 통지문을 보내 25일부터 금강산관광 지구 내 남측 부동산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일부는 "아태 측은 북측 관계 당국과 전문가, 현대아산 및 남측 협력업체 등 금강산 관광 지구 내 부동산 소유자.관계자 입회 하에 모든 남측 부동산을 조사할 것이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부동산 몰수 및 금강산 입경제한 조치 등을 취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남측 관광객이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 4월부터는 새로운 사업자에 의해서 금강산과 개성지구에 대한 해외 및 국내 관광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보는 지난 4일 아태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측 당국이 금강산 관광길을 계속 막을 경우 모든 합의 계약의 파기, 관광지역 내 남측 부동산 동결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로 보인다.

북한의 이같은 조치는 금강산 관광지구 폐쇄 가능성을 가시화하는 한편 여전히 남측에 관광 재개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부가 남측 부동산 소유자들의 25일 금강산 방문을 막을 경우 북측은 단계적으로 조치의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경우 남측 업체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통일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통지문은 사업자 간 합의는 물론 당국 간 합의에도 위배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런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 주요 사업자인 현대아산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제 그 사실을 알고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면서 "내일 오전에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현재 금강산 관광 지구에 현대아산의 투자금액은 '토지 및 사업권' 4억 8,670만 달러(약 5,400억 원), 시설투자 2억 2,687만 달러(약 2,500억 원)이며, 편의시설, 숙박시설 등 협력업체 투자액 1,330억 원, 정부의 금강산 면회소 투자액은 650억 원이다. 전체적으로 1조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