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목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78)
2010-01-26 정관호
| 정관호(84)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마가목
겨울 하늘에 높이 걸려
송이째 얼어가는 열매를 쳐다보면
기어이 그 이름 알고 싶어지는 나무
원래 꽃송이가 커서
봄 개화철에는 온 나무가
꽃구름에 뒤덮인 듯
안개에 휩싸인 듯 황홀한데
아직은 좀 낯설은 풍모
잿빛 나는 수피(樹皮)와 더불어
어디서 들여온 나무인가 싶지만
본디 이 땅에서 나고 자라
이파리 가짓수가 열셋 이상이면
이름이 달라 당마가목이라니
비슷한 나무 밑을 지날 적마다
잎 숫자를 세면서 더듬는 재미
조경하는 사람들 덕에
요즘은 공원 같은 데서 쉬 만나
이제는 친구가 되어가는 마가목.
| 도움말 마가목은 깊은 산 중턱에 자생하는 갈잎중간키나무(落葉小喬木)인데, 실지로는 높은 데에 더 많이 분포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새순이 소담스럽고, 이파리는 9~13낱의 홀수깃꼴겹잎(奇數羽狀複葉)이다. 5~6월에 겹우산꽃차례(複傘形花序)로 피는 꽃은 크고 화사하며, 그것이 가을에 알알이 붉게 익어 겨울까지 한천에 드리운 모습은 참으로 놀랍다. 나무 즙(樹液)과 껍질은 약에 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