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호(84)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반송, 수령 약120년. [사진-정관호]
반 송
소나무는 분명 소나무인데 위로 높이 자라지 않고 옆으로 넓게 가지를 펼친다
밑둥부터 가지가 갈라지므로 자손을 많이 퍼트리는 꼴 같아 조상 묘지 주변에 심어 왔다
낙락장송 소나무도 수려하지만 저렇듯 넓은 그늘을 지으며 집 모양으로 자라는 것도 좋다
따로 만지송(萬枝松)으로도 불리고 오래 자라 큰 수관을 이룬 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떠받듦을 받는다
옆을 돌보면서 어서 크게 자라 네 둘레에서 서로 손을 마주잡고 축복의 강강술레를 추는 날 있거라.
▲ 반송, 가지뻗음. [사진-정관호]
▲ 창경궁의 반송. [사진-정관호]
▲ 소수서원 부근의 난쟁이소나무. [사진-정관호]
도움말
반송(盤松)은 소나무의 변종으로 밑둥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나는 다복솔이다. 마을 주변이나 묘지 변두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나무갓(樹冠)이 빼어나고 가지가 많이 퍼져서 자라므로 송수(頌壽) 다자(多子)의 상징처럼 여겨져 복된 나무로 위함을 받는다. 둥글고 마디게 자라는 성질 때문에, 요즘은 녹지나 공원 등지에 심어 가꾸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