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식 "북, 당국간 회담 제안 진정성 현대가 보장"

보즈워스 방북에 따라 "남북관계 급진전 가능" 전망도

2009-12-03     정명진 기자
▲ 3일 오전 서울 계동 현대문화센터에서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임직원 조회를 가졌다.
[사진제공-현대아산]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지난 달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가 현대를 통해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협의를 제안한 것에 대해 "충분히 진정성 있는 제안임을 현대가 보장한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계동 현대문화센터에서 열린 임직원 조회에서 정부가 북한의 당국간 회담 제안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며 공식 제안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 대해 "남북 당국간 신뢰가 부족해 안타깝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사장은 "금강산 관광 11주년을 맞아 아태가 현대를 통해 관광재개를 위한 당국간 협의를 제안한 것은 비록 당국간 채널을 통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공식적인 협상 제안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북한이 공식적인 당국 채널을 통해 회담을 제안해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북한은 현대를 통한 제안 이후에 추가적인 제안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현재 상황은 남북 당국이 기싸움을 하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오는 8일 미국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에 대해 "결과 여하에 따라 예상치 못한 북미, 남북관계 급진전도 가능하다"며 "관광재개, 사업정상화를 위해 결정적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제기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 대금 문제에 대해서는 "개성공단에서 북측 근로자에 지불되는 임금이나 북한산 모래반입을 위해 지불되는 대금에 비해서도 금강산 관광대가는 과도한 규모라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항변했다.

현대에 따르면, 금강산관광이 최대 성황을 이룬 2007년도 경우 관광객 35만명에 대한 관광대가는 연간 2,030만 달러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임금 총액이 2,700만 달러인 개성공단에 보다 월등히 낮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 사장의 발언은 전날 정부 고위당국자가 "(금강산 관광 대금과) 안보리 결의 1874호와 관계에서도 돈이 어디 쓰인다는 게 보이지 않으니까 정치적으로는 우려가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공개 반박으로 읽힌다.

또, 지난달 18일 금강산 관광 11주년 기념식에서 북측과 만난 자리에서 관광객피격사건에 대해 "유감표명 등 많은 변화가 감지되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개성관광은 "관광방식 및 운영형태, 관광지역 특성상 관광객 신변안전 문제의 발생 여지가 현저하게 낮다"면서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개성관광에 대한 정부 차원의 안전점검을 시행했으나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상기했다. 정부는 금강산관광 뿐만 아니라 개성관광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신변안전보장을 위한 제도적 보장이 있어야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조 사장은 "신뢰 구축을 위한 현대의 중간 역할이 중요하며, 관광 재개와 사업 정상화는 결국 우리 스스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