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값 인상과 남북관계
<장창준의 통일 돋보기⑧> "남북 자원협력은 블루오션"
2009-11-09 장창준
연탄 소비자가격이 다시 인상되었다. 무연탄 가격이 7.15% 인상되고 그 결과 연탄 공장도가격이 30% 인상되었으며 그 여파로 연탄 소비자가격이 21% 인상된 것이다. 가뜩이나 추운 겨울 연탄의존도가 높은 영세상인과 저소득층은 더욱 추운 겨울을 나야할 판이다.
정부는 저소득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등 7만 4,467가구에 가구당 15만원짜리 연탄 쿠폰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그 정도 조치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국적으로 27만여 가구가 연탄을 사용하는데 그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구에 쿠폰을 준다는 것은 ‘언발에 오줌누기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수입하는 무연탄의 50% 이상은 중국으로부터 들어온다. 2005년 기준 총 수입 4,566톤 중 2,727톤(59%)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2006년엔 2,859천톤 중 2,574톤(51%)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무연탄을 수입한다는 사실이다. 2009년 상반기에 중국은 236만톤의 무연탄을 북한으로부터 수입했다. 전년대비 111% 증가했다. 중국은 북한에서 무연탄을 수입하여 이를 가공하여 세계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고, 한국은 그 주요한 수입국인 것이다.
이제 독자들은 필자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지 눈치를 챘을 것이다. “연탄값 인상과 남북관계”라는 제목을 보고 갸우뚱했던 고개도 끄덕끄덕 하고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에서 무연탄을 직수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즉, 보다 저렴하게 서민에게 연탄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애써 돌아돌아 비싼 무연탄을 수입하는 정책을 추진했던 것이다.
물론 무연탄을 북한으로부터 직접 들여오는 것이 당장 가능한 것은 아니다. 남북관계 발전 정도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명박 정부 들어 그런 가능성 자체가 봉쇄되었다는 것이다.
2006년 남과 북은 「남북 자원협력합의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자원공조를 추진했다. 남측은 북측에 의복류, 신발, 비누 생산에 필요한 경공업 원자재를 유상으로 제공하고, 북측은 지하자원을 그 대가로 상환하는 방식이었다. 구체적으로 남측은 2006년에 미화 8천만 달러 분의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하고, 북측은 경공업 원자재 대가의 3%를 아연괴, 마그네샤크링카 등으로 상환키로 했다. 또한 남과 북은 아연, 마그네샤크링카 등 합의되는 광종의 광산들에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했으며, 이 사업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북측은 광물 탐사의 설비자료, 해당 지역의 기반시설 자료를 비롯한 필요한 자료를 최대한 보장키로 했다.
만약 남북관계가 원만하게 발전하였다면 3년 이상이 지난 지금은 자원 공조 영역이 보다 확대되어 무연탄과 같은 서민들의 생활에 보다 직접적인 자원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들여올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는 파탄났고 그같은 가능성마저 철저히 차단된 것이다.
남측의 해외자원 의존도는 이미 상식에 해당한다. 또한 북측의 풍부한 자원 역시 정평이 나있다. 아래 표는 북측에 풍부히 매장되어 있으면서도 남측은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5대 광물을 정리한 표이다. 이들 5대 광물에 대한 남측 수입액은 연간 900억 달러를 상회한다.
| 광종 | 단위 | 북측 | 남측 | ||||
| 매장량 | 부존잠재가치 | 매장량 | 내수시장규모 | 수입의존율(%) | 수입액(2007년) | ||
| <금송광물> | |||||||
| 금 | 톤 | 1,000-2,000 | 19조1,565억원 | 30 | 2조19억원 | 98.49 | 1,312,649천$ |
| 동 | 천톤 | 2,155 | 2조498억원 | 41 | 1조153억원 | 100 | 3,346,511천$ |
| 아연 | 톤 | 1,000-2,000 | 6조7,090억원 | 44 | 3,748억원 | 100 | 1,608,985천$ |
| 철 | 억톤 | 20-40 | 71조8,663억원 | 0.202 | 1조45억원 | 99.49 | 2,856,116천$ |
| <비금속광물> | |||||||
| 마그네사이트 | 억톤 | 30-40 | 126조원 | - | 432억원 | 100 | 66,951천$ |
남북관계가 발전한다면 국제적인 경제 변동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자원 확보 통로가 확보되는 것이다. 게다가 5대 광물은 주로 호주,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류운송비용의 절감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남북 자원협력은 블루오션인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벌써부터 북한 경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물론 당장 북한의 경제가 중국에 예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속단이다. 그러나 북중 경제 관계가 진전하면 할수록 남북 경제협력의 범위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연탄값 상승 소식을 접하면서 남북 관계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는 이유이다.
* 이 글은 새세상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주간통일동향 [통일 돋보기 8호]와 동시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