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서거 이틀째] DJ 앞에 쌓인 '마지막 말'들

2009-08-20     박현범 기자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평온한 미소를 짓고 있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정 앞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도처에서 보내온 '마지막 말'이 차곡차곡 쌓였다.

아들을 손을 잡고 분향을 온 '아줌마'부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사회 각계각층과 세계 곳곳에서 날아든 '추도사'는 일맥상통한다.

'민주화와 민족화해'

피부색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김 전 대통령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에 어김없이 서려 있는 핵심 키워드다.

누군가에겐 친구였고, 또다른 누군가에겐 아버지였던. 누군가는 등대를 잃은 듯 막막해진 마음에, 또다른 누군가는 큰 별이 지듯 '위대한 지도자'를 잃은 상실감에...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 그를 향해 날아든 '마지막 말'들을 싣는다.(무순)

◎ 장쩌민 전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주석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서거 소식에 접하여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여사님께 진심으로 위안을 드립니다. 김대중 선생님은 나의 오랜 벗입니다. 그분의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 우리는 21세기를 향한 중한협력동반자 관계의 구축을 선언하였습니다. 중국 인민은 중한관계 발전을 위한 그 분의 중요한 공헌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슬픔을 이기시고 보중하시길 빕니다"

◎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미대사 "한국은 위대한 지도자, 용감한 애국자, 두려움을 모르는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잃었습니다. 세계는 희망의 상징, 자유와 인권의 영웅을 잃었습니다. 그 분은 진정한 위인이며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가지셨지만 그 보다 더 큰 영광을 가진 분이십니다. 대통령님은 존재만으로도 힘의 상징이자, 도덕적 용기의 현현이었습니다. 그가 떠나면서 남긴 상실감은 절대 채워지지 않을 정도로 큽니다. 우리 부부는 너무나도 사랑했고 존경했던 친구를 잃었습니다. 하나님이 그를 보내 한국의 진정한 민주주의와 인권을 이끌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였다는 슬픈 소식에 접하여 리희호 녀사와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애석하게 서거하였지만 그가 민족의 화해와 통일념원을 실현하기 위한 길에 남긴 공적은 민족과 함께 길이 전해지게 될 것입니다"

◎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심각한 경제위기를 넘어서 한국을 움직인 용감하고 비전에 찬 지도자였습니다. 대통령님은 한반도 평화의 길을 놓았고, 국제사회의 인권을 지켰으며 따라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에 합당하신 분이었습니다. 우리가 92년 처음 만났을 때 대통령님은 나에게 ‘당신과 내가 추구하는 정치적 지향점이 같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대통령 되고 난 후 나는 남북화해를 위해서 대통령님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영광을 가졌습니다. 대통령님의 햇볕정책은 한국전쟁 이래 그 어느 때보다 지속적인 평화에 희망을 주었습니다. 힐러리와 나는 우리의 좋은 친구 김대중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대통령님의 유가족과 한국 국민에게 우리의 마음과 기도를 보냅니다"

◎ 후진타오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대한민국 대통령 각하! 귀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삼가 깊은 애도를 드립니다. 김대중 선생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입니다. 장기간에 걸쳐 중한관계 발전을 위하여 중요한 공헌을 하셨습니다. 중국 정부와 인민은 김 대통령의 기여를 잊을 수 없습니다. 김대중 선생의 생전에 남북화해를 적극 추진하셨으며 동북아 평화와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셨습니다. 이에 대하여 중국은 높이 평가해마지 않습니다. 김대중 선생의 유족에게 저의 진심어린 위문을 전달해 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아무쪼록 유가족 분들이 슬픔을 이기고 보중하시기를 빕니다"

◎ 아소 다로 일본 총리 "1998년 10월 방일시 오부치 게이조 당시 총리와 '일한 공동선언'을 발표하여 일본 대중문화 개방과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일한 공동개최 등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일한파트너쉽을 위하여 진력하시고 그 후 일한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현재에 이름. 삼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적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함"

◎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김대중 각하와는 수많은 회담의 기회를 가졌으며 21세기를 향한 일한관계의 비전과 북한 문제 등에 관하여 솔직한 의견교환을 하였음. 김대중 각하께서 일한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지고 계셨던 것은 인상깊게 남아있음.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함"

◎ 가이어 룬데스타드 노르웨이노벨위원회 사무총장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대통령님께서 서거하셨다는 소식에 큰 슬픔을 가눌 길이 없음. 우리는 그의 죽음을 깊이 애도하고 있으나 한국, 아시아, 세계의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남북화해를 위한 그의 위대한 기여를 영원히 기억할 것임. 이러한 공로로 대통령님은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음. 우리는 그를 수상자로 선택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김. 대통령님과 유가족분들에게 우리의 마음을 보냄"

◎ 고노 요헤이 일본 중의원 전 의장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활약하신 김대중 각하의 모습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음. 1998년 대통령 취임식 때 특별히 둘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생애 잊지 못할 귀중한 추억임. 김대중 각하와는 21세기를 향한 일한관계의 비전과 북한문제 등에 관해 솔직한 의견교환을 하였음. 진심으로 존경하는 소중한 친구가 먼저 떠나는 일에 대해 깊은 슬픔을 금할 길이 없음.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함"

◎ 개그우먼 김미화 "좋은 곳에 가셨으리라고 생각되고 등대를 잃은 상실감이 있다"

◎ 원불교 이성태 교정원장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이다. 어버이 같았던 분으로 우리의 마음은 마치 친아버지를 잃은 것 같다"

◎ 영화배우 최불암 "정치사 거목이 가셨다"

◎ 김 전 대통령 팬클럽 'DJ로드' 회원 오인숙 씨 "(아들과 함께 분향와 서럽게 울며) 사랑하는 분인데... 안타깝다"

◎ 애드 베이커 하버드대 교수 "DJ는 간단히 말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20세기와 21세기 한국 역사에 아주 큰 역할을 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 분의 서거는 너무 큰 손해다"
◎ 대한불교 진각종 혜정 동리원장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 말 할 수 없다. 가장 힘든 삶을 사셨다. 누구보다 힘든. 국민의 마음을 아셨던 분이다"

◎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엎드려 통곡하며) 아직 통일도 안됐는데, 조금만 더 오래 사시지. 이렇게 가시면...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대한민국을 위해서. 천국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하나님 자비를 베푸세요"

◎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한국의 큰 정치계 원로 지도자가 서거하셨다. 그분 뜻대로 우리 모든 나라 국민들이 통합과 화합을 이루는 세상이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 윤후정 이화여대 재단이사장 "우리나라의 큰 별이 떨어졌다. 별은 떨어졌어도 빛을 바라지 않고 온기가 있다. 대통령의 위대한 삶을 기리면서 우리 국민에게 통합과 평화의 길이 활짝 열리길 바란다. 우리 여성계는 DJ 정부 때 대통령이 여성 권익을 신장, 확장시키신 기억을 갖고 있다. 대통령은 늘 여성의 인격과 인간화에 관심이 많으셨고 여권 신장에 각별한 애정을 쏟으셨다"

◎ 김민하 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신 역사적 지도자라 평가한다.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고 이어나간 많은 겨레들이 평화와 민주주의 위해 피, 땀을 흘렸는데... 그 노력들이 헛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된다. 좀 더 사셔서 큰 뜻을 이루셔야했다. 국민적, 민족적 손실이라 생각한다. 경상도 출신이지만 한반도의 남북문제에 대해 뜻을 같이 했기 때문에 중앙대 총장시절에도 민족적, 국민적 차원에서 그 뜻을 따랐다.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 분단국가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협력, 교류해 평화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참으로 안타깝다"

◎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 "지도자로서의 덕목을 모두 갖춘 세계적인 지도자셨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을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배구고 느꼈다. 매사에 침착하시고 위기에 강한 분이셨다. 건강을 되찾으실 거라 믿고 일어나시면 인사드리려고 했는데..."

◎ 박영숙 전 평민당 부총재 "위기를 많이 겪으셨지만 이번에도 이겨내실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지금 보도를 보면 민주화 운동, 남북관계 발전, 인권 등에 초점을 맞춰 나오던데 대통령은 21세기 새로운 정치지형을 연 분. 가부장적 성격이 짙은 이 사회에 여성평등과 환경 약자 소수자 보호를 위해 애쓰신 분이시다. 이희호 여사와 나란히 문패를 달고 여성 비례대표를 앞세우신 것 등... 여성계에서는 정말 감사히 여기는 정치 지도자"

◎ 김명곤 전 문화부장관 "막막하고 비통하다. 큰 지도자 두 분을 연이어 잃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민주화 운동 하실 때는 강경한 투사 이미지셨지만 대통령 이후에는 인간적이고 포용력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신 따듯한 분이셨다"

◎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 박근령 "한 시대를 풍미한 위인이다"

◎ 가수 신형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같다. 평소에 제 노래를 좋아하셨다. 특히, '터'라는 노래를 늘 따라 부르셨고, 박수쳐주시곤 했다. 음악분야 전문가가 아닌데도 조금만 얘기하면 전문가적인 혜안을 느낄 수 있어서 놀라곤 했다. 추모공연이나 앨범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동참하겠다"

◎ 반기문 UN 사무총장 "비통한 마음 금할 길 없다"

◎ 정진석 추기경 "큰 어른으로 신앙인의 모범을 보여주시어 당신을 힘들게 하고 핍박한 사람들까지 모두 용서하고 포용하신 본보기를 많은 후배들이 본받을 것을 믿습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방명록)

◎ 송민순 민주당 의원 "빈자리가 너무 큽니다"

◎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 "남북체육교류 지원도 많이 해 주셔서 고맙게 생각하고 마음이 아프다"

◎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 "대한민국의 발전과 민주주의를 위해 일생을 헌신한 존경하고 위대한 정치인이었다. 그 분의 유지를 받들어 대한민국의 발전과 조국의 통일을 위해서 힘쓰겠다"

◎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깊은 애도를 표한다. 큰 정치인이 우리를 떠난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런 거대한 정치인들이 계속 정계를 지도했으면 좋았을 것을... 안타깝다

◎ 백낙청 전 6.15남측위 상임대표 "너무나 큰 손실이고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