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서거]서울광장 '시민 임시분향소' 설치...조문객 발길 이어져

2009-08-18     정명진 기자
▲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18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 시민들이 '임시분향소'를 설치했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18일 오후 8시 40분 경 서울 시청광장에 시민들이 '임시분향소'를 설치했다.

정부와 유가족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공식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하면서, 대한문 앞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하려던 시민들이 장소를 서울광장으로 옮긴 것이다. 서울광장에서 '시민분향소'가 설치되는 동안 경찰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임시 시민분향소'를 설치하던 한 관계자는 "김대중 대통령 팬클럽인 'DJ로드' 중심으로 시민들과 네티즌이 주축"이라며 "공식 분향소가 설치될 때까지 임시분향소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례위측 공식분향소는 내일 오전 중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대한문 앞에서 경찰들과 한차례 실랑이를 벌이고 서울광장 앞에 임시분향소가 설치되어서야 엄숙한 분위기 속에 조문을 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임시분향소는 김 전 대통령 영정과 초, 분향 등으로 조촐하게 차려졌다.

▲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시민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시민들은 줄을 서서 조문을 기다리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 영정 앞에 예를 갖췄다. 조문을 마친 이들은 서울광장 잔디밭에 옹기종기 모여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통곡하는 이들도 있었고 몇몇은 젖은 눈을 연신 닦아내기도 했다.

대한문 앞에서 '호외'를 들고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알리기도 했던 구효정(16)양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오고 나서부터 김대중 대통령을 조금씩 알기 시작했다"면서 "아직 사람들이 무관심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문을 하고 눈물을 흘리던 한 시민은 "그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신 분인데 좋은 시기에 가시지 못하고 불편하게 하신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고향이 전남 나주라고 밝힌 김모(45)씨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6.15, 10.4 선언을 이행하라고 이야기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무시해서 김 대통령님이 마음이 많이 불편하셨을 것"이라며 "보수단체들이 집 앞에서 며칠 동안 시위도 하고 그래서 대통령께서 더 건강이 악화되지 않았나"라며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