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일감 나누기 운동', 상생의 길 모색
자사브랜드 가진 (주)신원 등이 납품업체들에게 주문 발주
2009-07-17 정명진 기자
개성공단의 한 의류업체 대표는 "최근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의에서 공단 내에 자사상표를 가진 업체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에게 일감을 나누는 운동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면서 "힘들다고 밖으로 호소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자구책을 찾자는 의미"라고 16일 전했다.
'일감 나누기 운동'은 자사브랜드를 가진 업체들이 개성공단에 입주한 소규모 납품업체들에게 주문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즉, 개성공단의 자사브랜드를 가진 업체가 다른 개성공단 납품업체의 '바이어'가 되어 주는 것이다.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납품업체들은 기존 '바이어'들의 주문이 끊기면서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사브랜드를 가진 업체들은 주문량이 비교적 꾸준한 주문량을 확보하고 있다.
'일감 나누기 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자사브랜드 업체는 (주)신원이다. 신원의 한 관계자는 "일부 물량을 시범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수준"이라면서 "우리가 우선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표명했고 향후 일감 나누는 물량도 늘릴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장 마다 숙련도나 차이점이 다양해서 현재는 소량만 진행하고 있다"면서 "여러 업체들이 참여해서 큰 물량을 공급해 개성공단이 살아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감 나누기 운동'을 통해 (주)신원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공장을 돌리고 있는 (주)나인JIT 이희건 대표는 "두개의 제품을 받아서 그나마 공장운영을 유지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틈틈이 주문이 내려고 오고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개성공단 업체들끼리 이같은 자구책을 마련하면서 버티고 있지만, 개성공단 문제가 풀려서 기존의 바이어들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이러한 방법도 한계가 있다.
이임동 (사)개성공단 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서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자는 차원에서 신원, 삼덕 등에서 주문을 나눠주고 있다"면서 "이것은 자체적인 방법이고 납품업체와 바이어를 직접 연결 시켜 주는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법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