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관호(83)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
열녀목
외곬으로만 좇는 연모의 정
한 결로 섬기는 일편단심
그 올곧은 부덕(婦德)이 나무가 되면
저런 모양이 되는 것인가
가지는 모두어 위로만 뻗고
꽃은 하얀 새색시 수줍음
오이버선 이파리 흐르는 옷자락
살폿이 여미고 대청마루에 섰음인저
님을 일찍 여의어 청상이던가
아니면 먼 길 떠나보내 공규(空閨)이던가
창천을 이고 섰는 외로운 매무새
살아서 자라는 망부석 열녀목이여!
| 도움말 열녀목(烈女木)에 대해서는 자세한 소개서가 없어서 그 근본을 알 길이 없다. 꽃 생김새로 보아서는 자두나무를 닮았지만 열매는 맺지 않는다고 한다. 밑에서 여러 줄기가 모여 올라오는데, 약간 꼬이면서 빗자루 같은 모양을 이룬다. 크게 자라는 나무는 아니지만, 그 독특한 수형 때문에 아주 격이 높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