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나무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39)
| 정관호(83)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미선나무
온 세계에 딱 하나
형제조차 없는 외톨이 나무
이 땅에서 숨죽이고 자란다
봄 일찍
개나리보다 먼저
촘촘히 분홍 무리꽃으로
피어나는 전령사
꽃이 지면서 이내
부채를 닮은 열매를 달아
미선나무라는 이름을 받았고
귀하다는 소문에
이사람 저사람 몰래 캐어가서
한때 큰 수난을 겪기도
지금은 뜻있는 이들이 애써
지키고 가꾸고 퍼뜨려
가까운 공원에서도 볼 수 있게 된
이 땅에 홀로 사는 보배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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