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화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31)
| 정관호(83)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풍년화
아직 꽃샘은 저만치서
겨우 신들메를 하고 있을 즈음
복수초나 앉은부채 들과
경주라도 하듯 꽃을 보이는 나무
그 부지런함이 농삿일과 견주어져서
붙여진 이름 풍년화
실 모양의 꽃이파리 노랗고
그 속에 붉자주의 꽃받침
그것이 어울려서 이룬 꽃부리
여러 송이가 일시에 피어서
정말 풍작이라도 점치듯
산들거리면서 봄볕을 부른다
요즘은 붉게 피는 종류 등
여러 변종들이 선보이는 가운데
진정 우리 끼리의 이야기지만
제발이지 끔찍한 일들일랑은
닥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풍년의 이름으로 비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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