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나무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22)
| 빨치산 출신 장기수 정관호(82)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구상나무
한라산에 올랐다가
난생 처음 그 나무를 보고
그 잘 생김에 놀랐소
이 땅의 고유수종이라는 것도
꼭 알아둬야 할 나무라는 것도
그날에야 듣고 알았소
그토록 예쁜 나무를
그제도록 모르고 지낸 것이
부끄럽고 후회스러웠소
그 나무에 끌려서
높은 산 두루 오르며
심마니처럼 찾아다녔소
나라 힘이 약했을 때는
함부로 노략질을 당해
눈물로 범벅이 된 나무라오
이제 그 나무를 잘 가꾸어
하늘 아래 큰소리 치며
바다 밖으로 내보내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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