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연재>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18)
| 빨치산 출신 장기수 정관호(82)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구절초
이 강토 이곳저곳에
고을 이름을 얹은 구절초가 있어
생김새도 조금씩 다르고
그에 얽힌 민담도 가지가지
그래서인지 가을 느지막이
산야를 물들이는 꽃송이들은
흰색 분홍색 자줏빛 연보라
피는 때맞춤도 이른 것 늦은 것
그 끈질기면서도 향기짙은 떨기를
매양 기리던 선인들은
그 꽃으로 술을 빚어
송수의 잔으로 주고받았으니
이른 봄 싹틈은 남에서 북으로
늦은 가을 꽃핌은 북에서 남으로
그래서 낙동 한라까지 이울 쯤이면
이 강산에 고루 첫눈발이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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