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남북협력기금 대출방안 요청

금강산 관광 중단 손실액 "12월 가면 1천억"... "정부, 대출 힘들다"

2008-10-21     박현범 기자

▲ 21일 국회 본청 213호실에서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오른쪽)이 강기갑 대표(왼쪽) 등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면담을 하고 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아산은 금강산 현지에 들어가 있는 투자업체들의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한 단기 운영자금을 남북협력기금에서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21일 국회에서 진행된 민주노동당 지도부와의 면담 자리에서 "남북협력기금을 통일부에 요청해 협의 중"이라며 "정부도 검토는 하는데 아직까지는 힘들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측에 따르면, 지난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 이후 관광이 중단되면서 입은 손실액이 9월까지 498억원에 이르며 12월까지 중단될 경우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투자업체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금강산에서만 사업을 하는 업체들은 매출 없이 월  유지비용만 수억원이 소요되고 있다. 이에 현대는 이들 업체들에 매출수수료, 월고정임대료 등을 면제해 주거나 숙박비.전기료.유류비 등 현지 체제비용 감면, 임대보증금 환불 등의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 정부차원의 투자업체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 사장은 "금강산 사건의 영향을 받는 것에도 불구 개성관광이 지속되고 있고, 건설도 개성공단이든 국내든 되고 있다"면서도 "건설은 전에 수주 받은 것으로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상태로 가면 내년에는 힘들어 질 수 있다"고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영순 민노당 자주평화통일위원장은 "북.미관계가 풀리는 것을 보면, 남북관계도 지금은 어렵지만 풀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기업이 마냥 인내할 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어떻게든 조기에 회복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날 면담에서 금강산 사건과 관련, "북쪽도 중앙의 입장은 강한 것 같다"고 전하면서 "건강이상설 등의 보도도 많아 북쪽이 자극된 면이 있어서 시간을 갖고 풀어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만남의 배경과 관련,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10월 말 방북을 앞둔 민주노동당측에서 개성공단 현황을 듣고 싶다고 요청해서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이 강기갑 대표 등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