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들 투자할 수 있도록"
이재정, 개성공단 활성화 최선 노력 약속
24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취임후 처음으로 방북해 개성공업지구와 개성시내를 둘러보고 개성공단의 차질없는 추진 의사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개성시내 관광은 지난해 7월이후 중단된 뒤 처음으로 진행됐다.
북측도 주동찬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 등이 나와 이날 이 장관 일행의 방문 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하며 조속한 개성공단 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이날 이 장관의 개성방문은 김동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안내를 맡았고 현대아산 현정은 회장과 윤만준 사장, 한국토지공사의 최영 단지사업이사를 비롯해 입주기업 대표 10명, 통일부 직원 40여명, 출입기자단 36명 등이 동행했다.
이 장관은 “먼저 1단계 100만평 사업을 확충해서 300개 기업이 들어와서 7만여 근로자가 함께 일해서 이제는 개성공단이 한반도 만이 아니고 전세계에 꿈을 펼치는 남북합작 공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정말 간절하다”며 “과거 모든 어려움을 떨쳐내고 마침내 20007년을 한반도 평화의 원년으로 삼아갈 수 있는 그런 귀한 역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에 앞서 이 장관은 주 총국장을 만나 “나이가 나보다 적은 것으로 안다”며 “북미관계가 잘 이루어져서 북이 원하는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고, 주 총국장은 이 장관에게 “기반시설이 다 되어 있으므로 이제 공장을 빨리 갖다 놓으면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동찬 총국장은 기자들의 질문공세에도 입을 열지 않았으며 “개성공단사업 활발히 진행될 것이다”며 “장관 선생과 이야기를 많이 하겠다”고만 답했다.
개성거리 “더 깨끗하고 활력 있어 보인다”
개성 시내는 겨울 옷차림의 개성시민들로 붐볐고, 자전거도 눈에 많이 띄었다. 개성을 자주 와본 남측 인사들도 “이전에 비해 거리가 더 깨끗해지고 간판도 새로 고쳐단 것 같다”며 개성시가지가 더 깨끗하고 활력 있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은 “2월에 만나서 2006년 사업을 정리하고 새해사업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며 “아직 날짜도 못 잡았다”고 말하고 “항상 빨리 하고 싶은 게 우리 마음이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며 “회담도 안 해봐 뭐라고 말할게 없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날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을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현대측과 개성관광과 관련한 정식 합의서를 맺은 것이 없으며, 최근에 현대측과 이와 관련한 협의를 한 것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이재정, “불확실한 안보상황 빨리 해소해야”
이재정 장관은 현황 브리핑을 받고 “상반기 기반시설 완공 등으로 1단계 개성공단 사업이 본격화할 수 있도록 물적 토대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며 “그러나 아직도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국내외 여건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통행.통관 절차의 간소화 △노무관리의 자율권 제고 △법.제도적 장치 확충 △개성공단 생산제품 전세계 수출 등의 과제를 꼽고 정부당국의 최선의 노력을 약속했다.
현대아산 개성공업지구 김철순 총소장은 1단계 사업이 종료되면서 유휴장비와 인력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며 공장용지의 조속 분양과 정부 발주공사의 조기 발주, 공사비 산정 현실화 등을 요구했다.
북측 한 관계자는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며, 개성공단 내에 북측 근로자 숙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1만명을 넘어선 북측 근로자들을 추가로 보충하기 위해서는 황해도 등 다른 지역 인력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일행은 개성 시내를 다녀온 뒤 입주기업중 신발을 만드는 삼덕통상과 의류를 생산하는 신원 공장을 방문하고 정.배수장과 변전소 등 건설중인 기반시설을 둘러보았으며, 기술교육센터, 현대 개성사무소, 토공 개성지사 등을 들렀다.
이 장관은 "(개성공단 사업은)남북간 좋은 시범 케이스"라며 "개성공단을 통한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더 연구하고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남북 협력병원인 ‘그린 닥터스’가 23일 새 건물로 이사했다.
“2년 전부터 진료해왔다”는 김정용 원장은 “놀라운 것은 북측 진료진도 함께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소개하고 이를 “통일의 발걸음”이라 의미부여했다.
북측은 의사 3명과 간호사 2명이 근무하고 있다. 김흥보 소장은 “북측 근로자를 같이 빨리 치료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북측 의료진은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는 환자가 없다”며 “주로 감기환자들이 많고 일하다 손을 베는 외상 환자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개성공단에는 여성 근로자들이 80%인 탓에 하고 주로 여성환자들이 많고 중환자는 일산 백병원으로 이송한다고 전했다.
◎ 통일신발과 예배실
개성공단에서 가장 많은 1700명의 북측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삼덕통상.
공장을 들어서자 ‘남과 북 화합의 결실 통일신발 - 스타필드’라는 커다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신발을 생산하는 이곳은 북측 근로자의 손솜씨로 제품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작업대에는 생산공정분석규격서와 검사기준 등이 게시돼 있고 게시판에는 작업관리방법이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돼 있다.
문창섭 사장은 “300여 공정을 거쳐 200여 종의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며 “주로 의료기 판매장으로 나가고 유럽에 수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830명의 북측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신원은 15개의 봉제라인을 갖춰놓고 있다.
박성철 회장은 “노동력과 생산성이 아주 좋아 손익분기점이 예상보다 빨라졌다”며 베트남 등 신원의 다른 나라 공장들에 비해 개성공장의 실적이 우수하다고 자랑했다.
신원측은 도시락을 싸오는 북측 근로자들을 위해 따뜻한 국물을 제공하는 등 각별한 정성을 쏟고 있다.
박 회장은 공장 2층에 예배실을 갖춰놓을 수 있도록 배려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 "물을 나누는 것은 생명을 나누는 것"
개성공단의 ‘물’을 책임지는 정.배수장이 개성공단 내에서 가장 높은 해발 110미터에 위치해 있다. 개성공단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에서는 올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1565억원을 투자해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특히 이곳에서 정수된 물 6만톤 중 4만 5천톤은 개성공단에서 쓰이고 1만 5천톤은 12km 떨어진 개성시내 자남산 배수지로 보내 개성시민들이 이용토록 할 예정이다.
이재정 장관은 “먹는 물을 나누는 것은 생명을 나눈다는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1만 5천kw의 전기를 남측으로부터 끌어와 쓰고 있는 전력사정도 개선된다. 올 3월 공단내 변전소가 완공되면 2기의 변전설비를 통해 약 10만kw의 전력이 공단내에 공급될 수 있다.
◎ 사진으로 보는 이모 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