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장관급 회담 의미와 성과

2000-08-31     연합뉴스
6.15 공동선언의 이행문제를 논의하기위해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제2차 장관급 회담이 31일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된다.

이번 회담은 군사, 경제, 인도적 문제를 축으로 논의한 생산적인 회담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첫 회의를 끝내고 남북 양측 수석대표가 의제 등을 정리하기 위해 1시간 이상 머리를 맞대고 격의없이 단독접촉을 갖는 모습과 29일 비공개접촉을 갖고 논의내용을 사전 조율하는 모습 등은 이번 회담이 한층 진전된 형태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인도적 문제와 관련해 남북 양측은 9월과 10월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에 어느 정도 의견을 같이 하고 남측이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 등을 거론한 것도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지난 8.15 이산가족 방문단 이후 방문단 교환의 정례화 및 면회소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지적돼 왔다는 점에서 이산가족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에 한걸음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남측은 경제부문에서 남북경제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인 틀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남측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투자보장과 분쟁해결, 이중과세방지, 청산결제 등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측도 이러한 남측 제의에 동의를 표시하고 조만간 실무협상을 열어 구체적이고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갖기로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경의선 복원공사와 관련해 동시 착공식과 실무협의체 구성에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전해져 경의선 복원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도 이번 회담의 성과로 볼 수 있다.

경의선 복원을 위한 도로건설 및 지뢰제거 작업, 경의선 철도 운행방법 등 다양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실무협의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의미있는 합의로 볼 수 있다.

남측은 또 정상회담에서 이미 논의된 군사당국간 직통전화 개설과 남북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논의하기 위한 군사 당국간 협의체 구성 등을 북측에 제의했고 북측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우선해결과제로 생각지는 않고 있어 이 문제의 합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북은 다음 회담 개최 일정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장관급회담 정례화의 문을 확고히 한 것 역시 이번 회담의 커다란 성과로 평가된다.

북한 전문가는 `장관급 회담이 횟수를 거듭하면서 합의 범위를 넓혀가 한반도 현안 해결의 채널로 자리잡았다`면서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동원한 장관급회담은 변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2000/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