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의장, IPU `통일외교' 분주

2000-08-31     연합뉴스
국제의원연맹(IPU) 세계국회의장 회의 참석차 방미한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이 30일(이하 한국시간) 각국 국회의장과 연쇄 개별회담을 갖고 남북화해 진전을 위한 국제협력을 요청하는 등 `통일외교` 활동에 나섰다.

이 의장은 30일부터 1일까지 3일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IPU 세계국회의장 회의 참석에 앞서 29일 리 펑(李 鵬) 중국 전인대(全人大) 상무위원장, 30일 셀레즈네프 러시아 하원의장 등 3개국 의장과 회담하는 등 의장외교 활동을 시작했다.

이 의장은 특히 한반도 주변 중국, 일본, 러시아를 상대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의회차원의 협조요청에 주력했고, 한-러 회담에서는 남북한과 러시아 국회의원이 참석하는 3국 국회회담 추진에 합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날 열린 한-러 국회의장 회담에서 합의된 3국 국회회담 추진은 이만섭 의장이 남북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협조를 요청하며 한-러 의원간 활발한 교류를 강조하자, 셀레즈네프 하원의장이 `러시아와 남북 의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3국간 회동이나 모임에 동의한다면 적극 나서겠다`고 즉석 제의해 이뤄졌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전적으로 동감하며, 앞으로 구체적으로 진전됐으면 좋겠다`면서 `러시아 의회가 주선해 한반도 문제나 극동지역 평화문제 등을 의논한다면 어디든지 가겠다`고 동의했다.

셀레즈네프 의장은 `그렇다면 북한의 의회와 접촉을 해서 한 번 해보겠다`며 구체적인 추진의지를 확인했다.

이어 양국 의장은 회담장소로 북한과 러시아의 접경지대인 나홋카 등을, 또 3국 국회의 외교담당 위원회가 간사역할을 맡아 향후 구체적으로 추진하자는 얘기까지 나누며 3국국회회담 추진의지를 다졌다.

남북 국회회담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아직 성사전망을 속단할 수는 없지만, 별도로 3국 국회회담이 열릴 경우 남북 화해.협력 분위기 증진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연쇄 의장단 회담의 큰 성과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국회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한편 이 의장은 이에앞서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리 펑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설명하며 중국측의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했고, 중국의 최고권력기관 수장이자 총리를 연임한 중국내 실력자 리 펑 위원장으로부터 지속적인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중국측의 협조를 다짐받기도 했다.

이 의장은 이어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도 한반도 평화진전을 위한 유엔차원의 협력을 요청하면서 남북 화해진전을 위한 유엔 사무총장의 남북한 동시방문을 제안했고, 아난 총장은 이에 적극 동의했다.

이 의장은 3개국 의장 및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과의 연쇄 회담을 가진데 이어 30일에는 일본 중의원 의장 등 6개국 의장과 개별회담을 갖는 한편 아세안 7개국 및 한.중.일 3국 국회의장이 참석하는 `ASEAN+3` 국회의장 회의에도 참석, 남북 화해.협력 증진을 위한 각국의 관심과 지지를 촉구할 예정이다. (연합2000/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