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선군정치’와 ‘사탕'

(김삼석의 군바로잡기) “사탕보다 중요한 것은 총대다?”

2005-12-16     외부기고
김삼석(군사평론가, ‘반갑다 군대야’ 지은이, hiarmy3@hanmaill.net)


총대는 씹어(?) 먹을 수 없으니까

필자는 사탕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다 법무부가 세운 국립호텔 신세를 졌던 시절에 햇볕을 자주 쬐지 못해 호텔의 다른 손님한테서 가끔 사탕을 먹어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부터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사탕 한 봉지를 한 자리에서 먹어 치운 적이 있다. 그때는 이 이야기가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열심이 사탕을 씹어 먹었는데 결국 지나고 보니 이빨만 성치 않게 돼버려 일찌감치 이쑤시개에 의지하게 되어버렸다.

2004년 가을이었다. 서울 북부의 한 대학교에서 있은 선군정치 강연에서 한 강연자가 선군정치에 대한 의미를 한마디로 표현한 적이 있다. “사탕보다 중요한 것은 총대다”라고.

한참 강연을 하던 중에 그 강사는 사탕을 나누어 주었다. “사탕보다 중요한 것은 총대”라고 되풀이했다. 역설적이었다. 참가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필자는 ‘사탕’을 맛있게 먹었다. 그것도 씹어 먹었다. 사탕은 씹어 먹을 수 있는 데 총대는 씹어(?) 먹을 수 없으니까.

4940년 이상 함께 같이 살았던 한(조선)민족이 60년 정도 떨어져 살고 있다. 나뉘어 살아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같이 살기 위해 남북은 서로 알아야한다.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의 이북을 아는 첫걸음은 ‘선군정치’에 대한 이해이다. ‘사탕’을 즐기는 사람이든 즐기는 사람이 아니든 ‘총대’에 대해 알아야 서로 도움이 된다. 그래야 오복 중의 하나인 ‘이빨’이 썩지 않는다.

“사탕보다 중요한 것은 총대다” 아마 여기에서 ‘사탕’은 자본주의의 달콤한 유혹으로 보면 쉬울 것이다. 총대는 이북의 사회주의 선군정치 방식을 한 단어로 표현한 셈이다. 정권이 총대에서 나오고 총대에 의해 유지된다는 혁명원리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강연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정권은 ‘사탕’에서 나오고 ‘사탕’에 의해 유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는가?

‘사탕’의 주인은 미 군산복합체(MIC)

이남의 자본주의, 소위 자유민주주의는 어떤가. 8대2의 사회가 아니다. 9대1의 사회도 아니다. 9.5대0.5의 사회가 아닌가. 95%의 사탕을 독차지하는 이는 우리 사회의 5%다. ‘나머지 사탕’을 가족과 나눠 먹기 위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루살이처럼 산다.

농촌포기, 비정규직, 파견근로자, 임시직, 청년실업,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살이, 쥐꼬리만한 아르바이트비...... 사탕의 주인은 뭐니뭐니해도 ‘미 군산복합체’(MIC)다. 이 주인은 우리 아파트의 상가에는 물론이고 우리 안방에까지 들어 온지 오래다. 이웃집과 안방까지 들어와 주인 행세를 한다. 끝없는 이익과 ‘유혹’을 추구한다.

'은행은 은행이 아니라 군대'라는 게 실감나는 것은 전 체이스 맨해튼은행인 시티은행의 한국 금융권 잠식을 보면 안다. 이제 시티은행은 한미은행까지 접수한 뒤 경기도나 각 시군의 시금고까지 접수하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은행의 수익금은 미국에 기가 막히게 빠져 들어간다. 전 체이스 맨해튼은행인 시티은행의 아시아 고문을 역임한 바 있는 부시 현 미대통령의 아버지 부시는 이남에 정기적으로 수금을 하러 왔다 갔다 했다. 미 군산복합체의 영엽팀장인 부시 아버지의 활동을 보장하는 ‘빽’은 사탕 바른 ‘미제의 총’이 있기 때문이다.

사탕 바른 ‘미제의 총’에는 하부정권에게도 사탕 칠을 해댄다. 전두환, 노태우 장군...... 옥장군...

일요일 저녁에는 인기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봉숭아학당’에서는 옥장군이 나온다. 옛날에 총으로 정권을 잡았다가 민중 저항에 물러났던 전두환 장군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당시 전두환이 밝힌 것은 총대가 아니라 사탕바른 ‘총’이었던 모양이다.

사탕발린 총대와 그렇지 않은 총대?

이남의 몇몇 군사평론가는 선군정치가 군사독재정치에 다름 아니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군사독재정치의 결과 95%의 사탕을 독차지하는 이는 우리 사회의 5%가 된 것을 못내 이해하지 않으려고 작정한 사람들이 아닌가. 선군정치는 군사독재정치와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이지는 않을까.

김남식(통일뉴스 상임고문) 선생의 ‘선군정치’ 글에 따르면,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지키고 인민의 행복과 민족공동의 번영을 밑받침하는 숭고한 애국, 애족, 애민의 정치라는 것이다. 미군주둔으로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군대 통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사탕발린 총대와 그렇지 않은 총대와의 근본적인 차이인 것이다.

그래서 옥장군은 일요일 저녁마다 이야기한다. “밀어버려”라면서... 백성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었던 전두환의 폭압정치를 떠올린다. 아직도 일요일 저녁마다 옥장군을 그리워하는 전두환의 후예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 언제든지 밀어버릴 태세다. 대화와 이해는 눈앞에 없다.

김남식 선생이 돌아가시기 전인 지난 해 2004년 12월 30일 특별기고 ‘선군정치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총대는 곧 국력이고 민족 자주권’이라고 표현한다. 자주권을 잃으면 국운이 끊기고 인민은 식민지 노예살이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는 이라크가 증명한다. 물론 이라크 인민은 미국의 식민지 노예살이를 거부하며 대미 저항을 줄기차게 밀어붙이고 있다.

김 선생의 글에 따르면, “요컨대 군을 단순한 전쟁의 수단이나 방위의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그와 함께 혁명과 건설을 통일적으로 수행해 나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군대의 방위적 역할을 뛰어 넘어 사회발전이라는 영역으로 확대시킨 것이 이북의 선군정치라고 볼 수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제국주의의 ‘군권정치’와 전두환의 ‘군사독재정치’는 전쟁의 수단이나 방위의 수단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은 옥장군도 웃으면서 이해할 수 있을지...

사탕대신 ‘귤’을 주었다!

자본주의의 달콤한 유혹은 우리에게 동족을 알기위한 공부보다는 쇼핑가는 시간을 즐기도록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다. ‘사탕’ 사러가는 시간을 줄이면 동족을 이해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지난 선군정치 강연에 참여한 이 강사는 한참 뒤의 다음 강연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사탕대신 ‘귤’을 주었다는 후일담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