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전우들과의 결합에 관한 몇 가지 충고

<김삼석의 軍바로잡기> 전우들 사이에서 뿌리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이 되자!

2005-12-02     외부기고
김삼석(군사평론가, ‘반갑다 군대야’지은이, hiarmy3@hanmail.net)


● 전우들과의 결합에 관한 몇 가지 충고

이제 이 글 제목에 걸맞는 내용인 전우들과의 결합에 관한 몇 가지 충고를 하고자 한다.

기무대의 불시 내무검열, 소지품 검사 등은 군대에서 대체로 일반적인 것이며, 또한 이중, 삼중의 보이지 않는 감시망이 사병들을 철저히 죄고 있다. 감시망에 포착될 정동의 언행, 외형적 결합 등은 맛좋은 곶감을 고스란히 바치는 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군대 바로 세우기의 열정에 불타는 우리는 자신을 철저히 지키면서 끈질기고 과감하게 군생활을 해나가야 한다.

아무리 사소한 사안일지라도 한꺼번에 덤벼들지 말고 전후좌우를 모두 살피고 힘을 정확히 가늠하여 승리가 보장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끈질김이 필요하다. 이런 끈질김으로 한번 포착한 허점은 반드시 뚫고 나가야 한다. 과감성은 승리에 대한 확신이 넘쳐 혼자라는 사실에 지치지 않고 더욱 의연하게 전우들과 결합할 수 있음을 뜻한다.

군대변화를 위한 우리들의 노력은 자신의 내무반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봉건적 규율과 인격적 예속에 맞서 싸우는 민주화, 인간화, 집단주의 건설, 이러한 싸움들이 자신의 내무반 안에서 승리로 이끌어지도록 하는 일은 우리들의 군대생활 그 자체이며 전제라 할 수 있다.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이겨내는 방식이 지금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전우들 사이에서 뿌리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이 되자!

① 모임을 통해 전우들과 하나 되는 문제

우리들이 모임을 만드는 데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보안성, 대중성(생활력), 계승성이라 생각된다. 군대에서는 어떠한 조직도 그것이 사병들의 자주적 단결에 의해 건설되었을 경우에는 불법으로 간주되어 규제된다. 조직(말이 거창해서)을 만들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공격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임을 꾸리되 숨길 수 있어야 한다. ‘숨긴다’는 것은 구성원이 자체 보위력을 발휘할 정도의 결의가 있느냐 없느냐에 결정적으로 달려 있다. 따라서 구성원의 수준이 이에 미달할 경우, ‘무형식, 유내용’의 모임을 창조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일정한 구성원이 있고 각 중대, 소대별 실천사례교류와 토론이 진행되더라도 참여한 사람들이 “이것이 무슨 모임이구나”하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자연스런 혹은 우연한 일회적 만남으로써 연속적 배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사람들의 결의가 높고 정치, 사상적 수준이 확인된다면 형식이 바뀔 수 있고, 내용도 심화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철저히 다수의 전우들을 중심으로 모임의 방향이 결정되어야 한다. 소수의 자족적인 만남이라면 아무리 구성원의 질(?)이 높아도 소용없다고 할 수 있다.

그외 기존에 있는 모임을 활용하는 방법과 부대장의 허락아래 혹은 묵인아래 움직이는 모임을 창조적으로 건설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부러 감추지 않아도 되는 모임이 좋다는 것이다. 모임의 내용은 형식이 전적으로 규정하지 않음을 특히 명심해야 한다. 자신이 소속된 분대, 소대, 중대, 내무반 등은 그대로 끈끈하게 결합된 우리 모두의 자연스러운 모임이다. 자기가 만들지 않았어도 보안성과 대중성이 완비된 훌륭한 모임인 것이다. 그곳에서 하는 노력이야말로 우리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자기 분대를 민주화하는 데서 출발되어야 한다. 소속부대의 종교 활동 모임, 취미별 모임 등을 활용하는 것은 합법적 대중공간이면서 다른 중대원과 접촉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소대장이나 중대장을 설득, 소대ㆍ중대내 회지(학급지 같은)를 만들 구조를 마련하는 것도 편집력을 대중적으로 확보하면서 전우들 사이의 의사소통, 토론 등을 전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동기모임은 어느 부대에나 있다. 같은 시기에 입대한 까닭에 같은 처지이며 동일한 이해에 처해 있다. 따라서 정서적으로 깊이 결합된 관계인 동기들의 모임은 상급자가 될 수록 경쟁, 경계하는 대상으로 된다든가 흐지부지되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생활력이 상당히 크다. 동기모임은 자신에게 커다란 힘으로 돌아오는 소중한 공간이 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기한 방식으로 꾸려진 모임의 내용은 무엇이며 어떻게 그 내용이 대중적으로 획득되어지는가를 생각해 보자. 모임의 내용은 구성원이 만든다. 모임은 구성원들 상호간의 토론, 실천을 통해 생활력을 얻는다. 억압받는 사병들이 생활에서 느끼는 문제들을 자연스레 토론하고 해결방법을 합의하고 실천속에서 검증하도록 우리들이 도와야 한다. 그 도움이 바로 우리들의 군대변화를 위한 노력인 것이다. 이것은 몇 마디 연설을 통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그들을 각성시키되 교양과 모범적 실천이 동시에 필요한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달되는 끈기있는 교양과 설득이 절실하다. 모임의 내용은 투쟁을 통해 질적으로 비약한다. 궁극적으로 억압받는 사병으로서 자신과 전우들의 처지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길을 깨닫고 지향하는 데로 발전해야 하겠지만, 사병으로서 자신의 생활에 나타나는 비인간성, 노예적 사고방식·태도 등을 반대하고 타파하는 것이 바로 ‘싸움’의 본 모습이 아닐까?

② 학습

학습의 문제는 자기위주 학습에서 전우들과 함께하는 학습으로 전환시키는 일이 핵심적 과제라 하겠다. 책이 자신 안에 살아 숨쉬려면 실생활과 독서의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체계적 학습은 어차피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휴가 등을 기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잡지, TV, 라디오, 신문, 인터넷, 게임 등 전우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정보를 잘 활용해야 한다. 그들에게 스스로 토론하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돕는 일, 그 토론에 참여해서 그들의 토론을 풍부히 하는 일 등이 유효한 방식이 될 것이다. 자기만이 아는 책을 꽁꽁 숨겨 놓고 혼자만 보며 26개월을 보내는 일은 전우들과 하나되는 것과 아무 인연도 없다!!

다음 주부터는 <선군정치와 ‘사탕’>, <선군정치와 일본군‘위안부’할머니>, <선군정치와 ‘노충국’>, <선군정치와 ‘라이타 카메라’> 등을 주제로 연재해 싣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