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외교 "살얼음판 걷는 기분..스트레스 많아"
2005-04-04 연합뉴스
"살엄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4일 최근의 한일관계 경색 등 민감한 이슈로 인한 자신의 고충을 토로했다.
반 장관은 이날 오전 실국장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라는 민감한 이슈 때문에 최근 1∼2개월간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상당히 긴장된 분위기에서 근무해왔다"며 "스트레스가 상당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신현석(申鉉錫) 외교부 공보관이 전했다.
반 장관은 "최근 독도와 교과서,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 등으로 한일간 정부와 민간차원에서 분쟁과 설전이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외교부가 언론동향과 국민정서를 파악해서 과잉대응보다는 품위를 지키면서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일관계를 비롯한 우리나라와 주변국 관계, 북핵문제 등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국민이 외교부에 거는 기대도 크지만 외교정책 수립이나 이행은 외교부가 독단으로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실무자 이외에 외교안보연구원이나 외교정책실 등이 사안을 큰 틀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분석해 장관의 리더십에 대해 조언이나 방향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내일 ACD(아시아협력대화) 외교장관회의에 출장가는데 국민의 관심은 회의 자체보다는 거기서 있게 될 한일 외교장관회담"이라며 "외교부가 중심을 갖고 정신을 바짝 차려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달 30일 있었던 청와대 업무보고와 관련, 반 장관은 "대통령께서 외교부가 다른 부처 진출에 적극 노력하라고 했다"며 "현재 추진 중인 정부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활용해 타부처 진출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일의 정부업무성과 평가와 관련, 그는 "앞으로 업무성과 평가에 따라 인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태식(李泰植) 차관은 "올해 외교부의 4대 정책목표와 20개 이행과제에 대한 평가를 매월 장.차관이 점검하겠다"고, 김성환(金星煥) 기획관리실장은 "올 6월인사에 실국별 점수를 확실히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 공보관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