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파는 처녀'
<희망새>와 함께 듣는 북한 음악(5)
1930년에 창작공연된 가극 '꽃파는 처녀'는 나라 잃고 가난한 민중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고통과 슬픔뿐이며 투쟁만이 살길이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극 '꽃파는 처녀'에서는 당시 조선의 농촌이라면 아무데서나 볼 수 있었던 한 머슴꾼가정이 겪는 불행과 고통을 주인공 꽃분이의 생활과 그의 인정심리세계를 통하여 철학적으로 깊이있게 밝혀내고 있다.
노래 '꽃파는 처녀' 는 가극 '꽃파는 처녀' 원곡이며, 주제가이다.
노래 '꽃파는 처녀' 는 민족적이면서도 시대상이 안겨오며 부드러우면서도 철학적 깊이가 있다는 점에서 명곡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 유명한 노래는 가극에서 나라없는 민족의 설움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제3장 1경 유흥거리 밤장면에서 관현악과 방창으로 정서깊이 울린다.
여기에서 노래는 머슴살이에 멍이 들어 앓아누운 어머니의 약을 구하기 위하여 낮에는 지주집의 일을 봐주고 밤에는 꽃을 파는 깨끗하고 순박한 꽃분이의 갸륵한 마음을 형상하고 있다.
가사는 첫절에서 향기롭고 빛깔 고운 아름다운 빨간 꽃과 그 꽃을 팔고 있는 주인공 꽃분이의 형상을 유기적으로 결부시키면서 꽃처럼 아름다운 꽃분이의 형상을 유기적으로 결부시키면서 꽃처럼 아름다운 꽃분이의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노래한다.
가사는 다음절에서 봄이 오면 산기슭에 아름다운 진달래, 연분홍빛 살구꽃이 만발하게 피여나듯이 어머니를 위한 꽃분이의 정성은 설움 많은 처녀의 가슴에 새봄빛을 안겨주리라는 낭만적 지향을 노래한다.
가사는 이처럼 생활적인 간명하고 뜻깊은 시구들로 대를 두고 머슴사는 꽃분이 일가가 겪는 고통과 슬픔, 앞날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면서 나라 없는 민족의 설움과 조선민중의 혁명적 지향을 예술적으로 깊이있게 형상하고 있다.
가사에 심어진 심오한 사상적 내용은 그 시적 감정과 매 어휘들에까지 잘 밀착된 애절하고 지향적이며 밝으면서도 수심이 어린 독특한 정서적 색깔을 가진 사색적인 부드럽고 우아한 선율에 의하여 형상적으로 더욱 심화되며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다.
유순하고 아름다운 선율성, 전통적인 5음계조식, 하나의 리듬형태의 일관된 반복, 악절의 반복으로 이루어진 간결한 구조와 같은 표현적 특성은 노래의 음악세계를 보다 선명하게 심화시키며 그 통속성을 최상의 높이에서 보장하여 준다.
노래는 그 높은 시, 음악형상을 통하여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나라 없는 민족의 설움과 밝은 앞날에 대한 열렬한 지향과 염원을 예술적으로 일반화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깊은 철학적 사색을 안겨준다.
민족적이면서도 시대상을 안겨주며 유순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철학적 깊이를 가지는 주제가는 자기의 새롭고 독특한 양상으로 이 심리가극의 전반적인 음악양상을 훌륭히 규정짓고 있으며 바로 이 주제곡의 상을 타고 다른 일련의 노래들이 파생되고 있다.
들으면 들을수록 새롭게 안겨오며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노래 '꽃파는 처녀'는 주제가로서의 심오한 사상성과 높은 예술성으로 하여 작품에 담겨진 철학적인 종자를 형상적으로 깊이있게 밝혀내는데서 큰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