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국정연설 여야 반응

2005-02-03     연합뉴스
여야는 3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제2기 임기 첫 국정연설에서 북한핵 문제와 관련, '북한의 핵 야망 포기를 위한 설득'이라는 외교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한데 대해 주목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해석은 각 당 내부에서도 엇갈렸다.

일부에서는 예전에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까지 지목했던 부시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피해 6자회담 재개 분위기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부시 2기 행정부의 강경한 성향을 감안해 볼때 이번 연설에 큰 무게를 둘 필요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열린우리당 정의용(鄭義溶) 국제협력위원장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이 6자회담의 재개 분위기 조성에 상당히 도움을 줄 것 같다"며 "미국이 전략적으로 6자회담 재개에 공을 들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같은 당 최 성(崔 星) 의원은 "오늘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보고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며 "2기 부시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은 강경위주의 강온양면책"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어 "부시 대통령은 오늘 연설에서 최근 가장 중요한 현안인 이라크 등 중동문제를 집중적으로 언급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연설을 놓고 일희일비한다면 우리 정부의 대미.대북정책에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정봉주(鄭鳳株) 의원도 "부시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 평이하게 언급했지만 최근 미국 행정부 주요인사들의 발언을 고려해 본다면 미국의 대북정책은 강경노선"이라며 "북한이 리비아에 우라늄을 수출했다는 사실이 최근 언론에 공개된 것도 미국 정부의 강경노선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 진(朴 振) 국제위원장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 취임사에 이어 북한에 대해 상당히 표현을 자제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켜 평화적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북한이 핵 물질을 제3국에 수출한 것이 사실이라면 미국이 설정한 '레드 라인'을 넘은 것"이라면서 "이 경우 미국내 대북 압박론이 부상, 6자회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부시가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자유'라는 말을 거듭 강조한 것을 볼때 자유수호라는 원칙은 명확하다"면서 "미국이 표현을 자제한 것이 오히려 어떤 '액션'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전 대변인은 또 "북한이 무기급 플루토늄을 반출했다면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 등 정부는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진하(黃震夏) 제2정조위원장은 북한의 우라늄 수출 의혹과 관련, "국제사회가 우려와 의구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사항들이 사실로 밝혀진 터에 국제사회는 북한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됐다"며 "북한은 조속히 국제사회에 모든 것을 명확히 밝히는 동시에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안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