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APEC 북참여 생각해본 적 없다"
미국의 '북핵 중대제안', "알고 있지 못하다"
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청사 2층 브리핑룸에서 가진 내외신 정례기자회견에서 반기문 장관은 마이클 그린 미국 NSC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이 일본에서 6자회담과 관련 '중대한 제안'을 갖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알지 못한다며 "마이클 그린 선임보좌관이 내일 한국을 방문해서 관련자와 협의한 이후에 설명하겠다"고만 답했다.
반기문 장관은 6자회담 개최 시점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이해하고 파악하고 있기에는 부시 대통령의 취임, 라이스 국무장관 인준청문회 과정에서의 발언, 연두교서의 내용을 검토한 후 입장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로서는 연두교서가 끝나면 북한으로서도 적절한 시점에 6자회담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또한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내용을 소개하면서도 "가장 긴급한 과제가 6자회담의 조기 개최 문제라고 하고, 작년 11월 양국 정상이 합의하였듯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다루어나가자고 하였으며, 라이스 장관은 이에 동의하고,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의 진전을 위하여 긴밀히 협조해 나가자고 했다"고 재확인했다.
리비아 카다피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리비아가 WMD(대량살상무기)를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상이 적어 불만을 표시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카다피 언급은 저와 면담과정에서 말한 것은 사실인데 불만을 표시한 내용으로 얘기하지 않았고 (WMD를)포기한데 대한 적정한 보상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말했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 사찰을 받아서 핵무기 개발계획을 포기할 경우, 우리측으로는 경제지원을 하고 국제사회의 참여를 적극 지원함과 동시에 북한이 염려하고 있는 안보위협에 대해서 다자적인 안전보장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남북정상회담, '5월 모스크바? 11월 APEC?'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오는 11월 APEC 정상회의에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참석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6자회담이 잘 진전돼서 북핵문제의 완전한 타결이 이뤄지게 된 계기에는 혹시 APEC 정상회담 계기에 정상들이 입장을 표명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 기대와 희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북한의 참여라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협의했다든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해 정 장관과는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반 장관은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전승 60주년' 기념행사에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혀, 역시 같은 행사에 초청받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도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남북정상회담은 검토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라크 총선과 관련해서는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공정하고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성공적으로 실시된 것을 환영한다"며 "제헌의회가 향후 정치일정을 순조롭게 수행해서 평화재건이 조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장의 독도방문을 외교부가 막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실무차원에서 독도방문에 대한 실무적 방침을 설명해준 바 있다"며 "정부의 기본입장을 설명해서 이해하고 경찰청 자체적으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독도는 국제법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우리가 영유하고 있는 우리의 영토이며 일체 의문의 여지가 없고 기본입장을 항상 견지해왔다"고 전제하고 "다만 한일간의 외교적인 논란이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외교적인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는 자제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