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개성공단 SJ테크 유창근 대표
"개성공단은 세계적 경쟁력 갖춘 공단될 것"
2005-01-20 이재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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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시범단지 1-1번지에 위치한 (주)에스제이테크 개성공장의 유창근 대표이사는 준공식을 통해 "단순히 인건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개성공단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10만개, 1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우리 후손들에게 삶의 터전을 만들어 주기 위해 이곳에 들어오게 됐다"고 강조하고 "그동안 남과 북은 서로 신뢰를 많이 잃었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 작은 약속이라도 서로 소중하게 지켜 상생의 화합을 이루자"고 말한 바 있다.
개성공장 준공을 마치고 20여일이 지난 현재 개성공장의 현장에서는 공장가동에 필요한 전력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기존에 설치된 설비조차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그에 따라 투자금에 대한 금융비용, 근로자 인건비 등 초기단계에 많은 비용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유창근 대표이사는 개성공단이 불행했던 우리 민족의 과거를 넘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공단으로 성장하여 평화통일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개성공단에 새로이 진출하는 기업들은 싼 노동력만을 추구하지 말고, 기술력과 복지, 환경경영에 대한 준비를 착실히 다지길 바랬다.
통일뉴스는 1월 19일 유창근 대표이사와 인터뷰를 통해 개성공단사업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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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불행했으나 개성공단은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
- <인터뷰> 유창근 에스제이테크 대표이사
□ 통일뉴스 : 작년 12월 28일 개성공단 에스제이테크 공장이 준공되어 ‘연내 시제품’생산 목표를 이루느라 고생하셨는데 개성공장 준공과 첫제품을 생산하게 된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 유창근 :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받아 2004년 연내 시제품 생산 및 준공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남과 북의 정부관계자, 현대아산, 토지공사 관계자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특히 공장 준공을 통하여 남북 상호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평화통일의 초석을 만들었다는 것에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 통일뉴스 : 개성공장 준공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그간 겪었던 큰 어려움은 어떠한 것들이었습니까?
■ 유창근 : 우선 정부에서 제공한 북측 정보에 대한 불확실성과 개성공단의 기초 인프라가 미흡한 실정이었습니다. 아울러 통행 수속에 지나친 시간을 소비하여 공단 입.출입이 불편하였고, 전략물자의 반.출입 제한으로 인해 투자가 위축되었고, 전기, 통신 등의 협상지연으로 인해 초기투자비용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건축자재와 기초시설이 부족해 예상보다 건축비가 상승하는 요인이 발생하였습니다.
□ 통일뉴스 : 현재 에스제이테크 개성공장에서 근무하는 북측 근로자들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 유창근 : 현재 당사 요청 근로자 가운데 북측에서 심사를 통과하여 채용한 인원은 46명입니다. 아직은 기초 교육중이라 생산수준은 판단하기 어렵고, 교육수준은 80%이상이 대졸 출신이며 출신지는 개성 및 인근 지역입니다. 초기이지만 본사 파견 인원과의 협조는 매우 우호적이며 열의가 대단합니다.
□ 통일뉴스 :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대학 등을 졸업한 북측의 고급인력을 채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향후 에스제이테크의 북측 인력 채용계획을 어떻게 세우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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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뉴스 : 남측에서 파견된 인력은 몇 명이며, 에스제이테크의 교육메뉴얼에 대한 북측 근로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유창근 : 에스제이테크 본사에서 파견된 인원은 40명으로 8개조로 편성하여 순환 근무할 예정입니다. 우리회사 교육 매뉴얼에 대한 반응은 초기 상태라 아직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 통일뉴스 : 개성공단에 진출하게 된 에스제이테크의 중장기 사업전략을 소개해 주십시오.
■ 유창근 : 시범단지 입주기업으로 선정된 후 세웠던 계획은 현지 사정으로 인하여 상당수 불가피하게 수정을 하였으나 기본 방침은 그대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초기에는 기초인프라의 미비한 점 때문에 주로 물류이송이 빈번하지 않은 부분부터 검토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연구부문과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이후 기초 인프라가 조성되면 양산체재를 갖추고자 하는데 대략 2-3년 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 통일뉴스 : 에스제이테크 개성공장의 2005년도 생산계획과 개성에서 생산된 제품의 판로를 어떻게 구상하고 계십니까?
■ 유창근 : 처음 정부에 제출한 계획은 기초인프라의 문제로 인하여 전면 수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올해2005년도 상반기에는 인력교육과 양산공정체제를 구성하고 하반기에 준비된 공정부터 반제품 위주로 생산하여 남측 공장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남측 기업에만 한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을 하고 있으나 기초 인프라 준비와 더불어 계획의 많은 수정이 불가피할 듯 싶습니다.
"전기공급의 차질로 인하여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직능교육만 실시 중"
□ 통일뉴스 : 준공이후 20여일이 지난 현재 개성공장은 어떻게 가동되고 있습니까?
■ 유창근 : 기존 설치된 생산설비가 2004년 약속된 전기공급의 차질로 인하여 가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추가 설비의 설치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현재 작업장에서는 전혀 생산을 못하고 있습니다. 생산설비 설치가 완료되지 못한 상황이라 남측에서 파견된 근무조가 직능교육만 실시하고 있습니다.
□ 통일뉴스 : 어려움이 많으실텐데 공장준공 이후 가장 큰 난관은 무엇입니까?
■ 유창근 : 기초 인프라의 지원이 시급한 상태이며 특히 전력 공급이 지연됨으로 인하여 막대한 초기 비용이 발생하는 상태입니다. 예를 들면 투자비에 대한 금융비용과 근로자의 인건비, 남측자원의 이동으로 인한 물류비용 등 생산차질로 인해 많은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통일뉴스 : 최근에 언제 개성에 가셨습니까? 개성에 자주 가시는데 입.출입상의 불편함은 좀 덜어졌습니까?
■ 유창근 : 지난주에도 다녀왔고 내일도 가는데 통행수속은 여전히 일괄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지체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통일뉴스 : 개성공단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는데 물류문제는 잘 해결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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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뉴스 :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들의 실무책임자 기업으로 활동하셨는데 이번에 참여한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들의 전반적인 애로사항은 무엇이었다고 보십니까?
■ 유창근 : 시범단지 입주기업들이 가장 많은 애로를 겪은 것은 정보부재의 문제였다고 봅니다. 정부로부터 시범단지 입주기업으로 선정되고 나서 작년 2004년 12월말까지의 입주를 조건으로 조건부 분양을 받아 입주를 준비하던 가운데 생긴 많은 문제는 개성공단 입주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었다고 봅니다. 기초인프라 지원의 한계로 입주기업들은 상당한 위험과 위기로 고민했습니다.
특히 제한된 시간을 지켜야 하는 어려움을 동시에 겪었습니다. 대부분 연내 입주를 약속한 기업들이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으며 정부도 그 사실을 인정하여 2005년 상반기로 입주 시기를 유예해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북측, 개성공단에 대한 그들의 관심은 절대적이다"
□ 통일뉴스 : 개성공단 현지에서 북측사람들과는 만나십니까? 그들과 만나신다면 그들의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태도와 열의, 그리고 남측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느낄 수 있습니까?
■ 유창근 : 개성공단에 파견된 평양 및 개성의 관계자들과 항상 만나는데 개성공단에 대한 그들의 관심은 절대적입니다. 다만 체제의 차이에서 오는 정서적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남측의 파견 근로자중 일부 몰지각한 행동으로 인하여 질서유지를 위한 제재를 통제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내용을 알고 나면 부끄러운 일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 통일뉴스 : 에스제이테크가 남과북의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시대를 열었는데 현장에서 바라보신 ‘개성공단의 성공’을 위한 핵심 포인트는 무엇이라 여기십니까?
■ 유창근 : 개성공단의 현실적 성공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인식전환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현재 남과 북은 정전상태로서 유엔의 통제 하에 있고, 국제사회가 북측을 위험국가로 분류하여 통제와 제재를 가한다면 자유로운 기업 활동은 보장받기가 어려울 듯 싶습니다. 남측 정부에서도 최선을 다하여 노력해야겠지만 북측에서도 핵문제 등을 협조하여 국제사회의 신뢰가 이루어진다면 개성공단의 성공은 보장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통일뉴스 : 지난 몇 년간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측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그들에게 희망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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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뉴스 : 개성공단 성공을 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북측에 바라고 싶으신 점이 있으실텐데요?
■ 유창근 : 개성공단은 우리 민족에게 주어진 천혜의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군사적 요인으로 인하여 그 기회를 많이 잃어버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무리 좋은 조건도 때를 놓치면 의미가 없으므로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실천하여 순수한 남북 경협의 장소로만 개성공단을 활용하여 이곳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공단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 통일뉴스 : 준공식에서 유창근 대표이사님은 '단순히 인건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개성공단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10만개, 1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우리 후손들에게 삶의 터전을 만들어 주기 위해 이곳에 들어오게 됐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개성공단에 입주하기를 바라는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 유창근 :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과거엔 불행했지만 지금은 언어, 노동력, 용지, 입지적 조건 등 지구상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 것을 활용하여 싼 노동력 보다는 고급인력을 통한 기술개발로 국제적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북측의 문화를 충분히 파악하여 서로 충돌을 피하고, 직원 복지 및 환경 경영에 대한 준비를 착실히 해서 개성공단에 입주한다면 개성공단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공단이 될 것이며, 평화통일을 위한 교두보가 되리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 통일뉴스 : 바쁘신 중에도 여러가지 질문에 성의껏 대답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오늘 인터뷰를 통해 개성공단에 대해 독자들의 이해의 폭이 넓혀졌으리라 봅니다. 에스제이테크가 모두가 바라는 남북경협의 성공적 모델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