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들리 "北 전략적 선택해야"
2004-12-09 연합뉴스
스티븐 해들리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 내정자는 최근 "북한은 이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택하든지 아니면 계속 고립과 피폐한 경제를 떠 앉고 살아갈 것인지의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국회대표단이 9일 밝혔다.
스티븐 해들리 내정자는 최근 방미했던 국회대표단(단장 김혁규의원)을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많은 혜택이 기다리고 있으며, 미국은 북한의 경제 생활수준 개선을 위해 지원해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국회 대표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미성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해들리 내정자는 특히 "북핵문제 해결에 인위적인 시한은 없지만 진전을 볼 필요는 있다"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지속문제는 핵발전소를 통해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고 대표단 일원인 한나라당 박진(朴振) 의원이 전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주한미군의 재배치가 필요시 북한을 선제공격하기 위한 것이란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미국은 한국의 동의나 참여없이 한국의 영토로 부터 북한을 결코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제3국으로 부터도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또 "북핵문제 해결에 시한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6자회담을 통해 조기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우리는 5개국간의 협의를 거쳐 이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김혁규(金爀珪) 단장은 "이번 방미를 통해서 미국이 북한의 정권교체가 아니라 경제체제를 변화시키려 하고 있으며, 키워드가 악의 축에서 체제변형으로 바뀌었음을 확인했다"면서 "미국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6자회담이 실패할 경우 유엔안보리에 회부할 것임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어 "미국은 북핵문제와 관련해 전쟁을 제외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란 느낌을 받았으며, 동맹국의 반대의견도 충분히 수용하겠다는 의사도 확인했다"면서 "미국은 KEDO 완전 중단보다 원전공급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한인권법은 탈북자 처리와 관련해 중국을 겨냥한 법안이란 점을 확인했고, 북핵문제의 해결없이 개성공단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음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대표단원인 정의용(鄭義溶) 우리당 국제위원장은 "미국은 북핵문제에 인위적 시한을 정해놓고는 있지 않았지만 모든 인사가 시급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내년말까지는 북핵문제가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면서 "이에 따라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향후 진전방향에 대해 대략적인 가닥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개성공단 건설사업은 좋은 구상으로 미국 정부는 미국의 기술과 법률의 범위내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국회 대표단은 이번 초당적인 방미활동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 환영하고, 특히 일본과 프랑스 의회가 주기적으로 방미, 적극적인 의원외교를 펼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한미의원친선협의회가 구성되는대로 내년초 방미를 추진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