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간첩조작' 강력 성토
2004-12-09 연합뉴스
이날 우리당은 이른 아침부터 상임중앙위원회의와 기획자문위원 연석회의를 연데 이어 긴급 의원총회, 한나라당 규탄대회, 비상대책위 회의를 잇따라 여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한나라당 국회간첩조작 규탄대회'라는 이름으로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규탄대회에는 의원 100여명과 당직자 200여명이 참석, 우리당의 '체감 분노'를 가늠케 했다.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과거 엄청난 고문을 당하고,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한 한나라당 내 의원들도 함께 규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공식사과와 주성영(朱盛英) 박승환(朴勝煥) 김기현(金起炫) 의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뒤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끝까지 투쟁해서 제명시키겠다"고 말했다.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유신잔당 한나라당은 즉각 해체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고, 장향숙(張香淑) 의원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간첩이니 뭐니 이야기하지 말고 우리가 할 일을 다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우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어 이같은 방침을 재확인하고 배기선(裵基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나라당의 국회간첩사건 비상대책위'를 본격 가동해 후속 대책 마련에 착수할 방침이다.
우리당 의원들은 이어 국회 본청앞에서 규탄대회를 갖고 "간첩조작 진두지휘하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즉시 사과하라"면서 "주성영 박승환 김기현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수구세력의 추악한 반인륜적 행태인 국회 간첩조작사건은 한나라당 초선의원 몇명의 작품이 아닐 것"이라며 "이 사건의 단초를 마련한 언론사의 (전) 편집국장이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이고, 당시 이 사건을 담당했던 안기부 수사차장보가 정형근(鄭亨根) 의원이라는 사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여당내 중도보수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도 한나라당 규탄 행렬에 동참했다.
안개모는 성명서를 통해 "안개모 의원일동은 한나라당의 저열한 작태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치떨리는 분노를 가눌 길이 없다"며 "한나라당이 광기어린 난동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