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영국서 'DJ 치적' 평가
2004-12-02 연합뉴스
영국을 국빈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일(이하 한국시간)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치적을 높이 평가하면서 각별한 존경심을 표시해 주목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런던 세인트 제임스궁에서 현지 동포 200여명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제 전임만 말씀드리면 한국의 행정이나 정치가 가져야 할 기본틀, 인권이나 사회복지, 역사 문제 등 적어도 기본적 틀을 마련해 자리를 잡아줬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특히 (DJ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복지 등의 틀을 잡아줬다"며 "(DJ 업적을) 그대로 두면 흐지부지되겠지만 제가 착실히 내용을 채워나가면 국가의 틀이 반듯하게 세워지겠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외교하러 나가면 내가 주목받고 대접받는데 그럴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우리 정치, 경제가 그만한 수준이고 국민이 세계 도처에서 역량을 발휘해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에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갖고 있었던 존경이 덧붙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나아가 "(DJ는) 인권 지도자, 민주주의 정치지도자로서, 일관성을 갖고 왔던 지도자로서의 명성이 있고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도 큰 방향을 잡은게 세계지도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에 명망이 있다"며 "저는 덕분에 다니면서 대접을 잘 받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어떻든 토대는 쌓였으니 외환위기같은 실수가 없도록 하자고 나도 결심했다"면서 "이미 5년전부터 싹트고 있던 것이 94년 금융시장 개방을 통해 위험이 닥쳤던 점을 감안, 저도 5년 전부터 실수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가 세금을 거둬 어려운 사람들에게 마구 나눠주는 정책을 펴는게 아닌가 하고 지레 걱정들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흔히 '좌파'라고 말하는 어느 사회민주주의 정부에서도 그렇게 안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괜찮을 것이다", "너무 걱정말라. 대통령으로서 한몫은 분명히 하겠다"면서 "인기가 좀 떨어지더라도, 경제가 어려워 원성이 빗발치더라도 원칙은 흐트리지 않으려고 한다"며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기술혁신, 시장개혁, 공정한 시장을 뒷받침하는 사회문화 개혁, 공무원 효율성 세계 20위권 상승 등을 통해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어 보려 한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유학중인 아들을 만나기 위해 영국을 찾은 영화배우 출신 시민운동가 명계남씨와 2년 일정으로 영국에 체류중인 소설가 황석영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런던=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