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다 준다해도 인생을 찾겠느냐"
위안부 할머니 국감증언, 사과와 배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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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선 이른바 일본군 '위안부' 출신 길원옥(77) 할머니는 "노인들이 금년에 7명이나 세상을 떴다"며 조속한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이 "할머니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하라"고 말문을 재촉하자 길원옥 씨는 "일본사람들이 진정한 마음으로 회개하고 배상해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10여년을 외쳐도 안 되고 우리 대통령과 정부가 힘써주지 않으면 댓거리도 안해줄 것"이라며 대통령과 정부의 적극적 태도를 촉구했다.
길 씨는 "상처 때문에 많은 사람이 자식을 못 낳았다"며 "스트레스로 한시도 맘편하게 살지 못했다"고 눈물을 보였으며, 특히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도에서의 한일정상회담에서 과거보다 미래지향의 한일관계를 강조한데 대해 "가슴아프고 눈물 많이 흘리고 쓰러졌다"고 배신감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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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위안부 문제를 '조선인 씨를 말리는 인종말살정책, 제노사이드(genocide, 학살)'라고 규정하고 위안부에 대해 일부에서 'comfort woman'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일본에 대한 요구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국제적 상식'에서 배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은 90년 UN인권위 대일 권고안에 대해 우리 정부와 북한의 입장이 맥을 같이한다며 "민족 분단 이전에 동족으로 같이 당한" 위안부 문제에 "남북이 같이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위안부 문제가 일본인 납북문제와 "같은 강도로" 형평성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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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의원은 "이 할머니의 증언은 역사의 증언임과 동시에 우리 모두를 고발하는 역사의 고발"이라고 정의하고 "나라 빼앗긴 사람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역사앞에 고발하는 기념관이라도 짓는 것이 1차적 바람이냐"고 물었으며, 길 씨는 "위안부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라가 약해서 이런 일을 당했으니까 우리 후손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려면 교육을 위해 기념관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반 장관도 "개인적으로 공감한다"며 "정부차원 협의와 국민적 공감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압에 의해 체결된 간도협약은 무효"
한편 이날 오전 국감에서는 노영돈 인천대 교수가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해 간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 증언했다.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의 간도 경계에 대한 질의에 노영돈 교수는 조선과 청나라의 국경회담이 1885년과 1887년 두 차례에 걸쳐 열렸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1888년 3차회담이 무산됐다며 두 차례 회담시 양측이 주장한 경계선이 표시된 지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핵심은 백두산 경계비에 새겨진 '토문강'이 두만강인지 송화강의 지류인지를 두고 중국측과 해석이 다르다는 것. 후자의 경우 연변의 조선족자치주 등이 우리 경계에 포함되며, 일본에서 실시한 한 조사로는 면적이 약 4만㎢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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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교수는 "국제법상 강박에 의해 체결된 조약은 무효"라며 간도협약의 근거가 된 을사보호조약이 원천적으로 무효이며 청일간에 맺은 조약으로 제 3국인 대한제국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법해석을 제시했다.
| 김원웅 의원이 엮어낸 '간도백서' | |||
'간도백서'는 간도 영유권에 관한 역사적.국제법적 논거를 중심으로 엮은 것으로 간도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학계, 시민운동단체의 주장과 관련 주요 논문을 비롯해 국회에서 다뤘던 간도문제에 관한 회의록과 결의안 및 1975년도 국회도서관에서 발간한 자료집 '간도영유권관계발췌문서', 각종 언론에서 다뤘던 간도문제에 관한 기사와 사진자료를 총망라한 간도문제와 관련한 그야말로 '백서'이다. 김원웅 의원은 '간도백서'에서 "여러 학자들의 논문을 통해 간도 영유권 문제의 역사적, 국제법적 논거를 밝힘으로써 우리가 간도영유권을 주장할 명백한 근거가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고 발간한 책을 소개했다. (김규종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