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헝가리방문 결산

2004-10-16     연합뉴스
 이해찬(李海瓚) 총리가 3박4일간의 헝가리 방문 및 진보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마치고 16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두번째 방문지인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난다.

이 총리는 항공편을 이용하지 않고 육로를 이용, 버스편으로 부다페스트에서 빈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취임후 첫 외교무대인 헝가리에서 적지않는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는게 이 총리를 수행한 총리실 관계자들의 자평이다.

우선 이 총리는 아시아권 대통령 또는 총리로선 처음으로 진보정상회의에 참석함으로써 민주국가로서의 한국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16일 "아시아 국가의 대통령 또는 총리로서는 유일하게 진보정상회의에 참석한 것 자체가 한국이 아시아지역에서 민주주의와 정당정치를 성공시킨 대표적인 국가로 평가받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총리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 헨렌 클라크 네덜란드 총리 등 11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진보정상회의에서 한반도의 최대 현안인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참가국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낸 점을 주요성과로 꼽을 수 있다.

이 총리는 2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 지지를 요청한 결과 "북한핵 문제는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참가국 정상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이 총리는 페르손 스웨덴 총리,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 등과 가진 개별회담에서도 북핵 문제를 주요 의제로 올려 심도있는 논의를 하는 등 '북핵외교'에 주력했다.

특히 페르손 총리로부터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확인받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페르손 총리는 15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진보정상회의가 열린 벌러톤 외쇠드에서 이 총리와 가진 양국 총리회담에서 "6자회담과 병행하면서 나같은 사람이 북한에 가서 (북한 최고지도자와) 대화를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이 총리에게 자신의 방북의사를 타진했다.

이와 함께 페렌치 듀르차니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두 나라간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한데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양국 총리는 수교 15년간 발전해온 양국간 경제협력 관계가 최근 정체돼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가서명 상태에 있는 경제협력협정을 조기에 서명키로 하고 사회보장협정 및 운전면허 상호인정 협정을 조기에 체결키로 합의했다.

양국간 교역량은 2003년 기준으로 7억4천8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의 대(對) 헝가리 수출액이 6억6천100억달러로 대헝가리 수입액 8천700달러에 비해 압도적인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헝가리는 동유럽 수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헝가리에는 삼성SDI를 비롯, 삼성전자, 삼선전기 등 19개 현지법인이 진출해 있으며 투자규모가 총 3억7천만달러로 동구권 국가중 폴란드, 루마니아에 이어 3번째로 무시할 수 없는 경제협력 파트너이다.

따라서 경제협력협정이 조기에 서명되고 사회보장협정이 체결될 경우 우리나라의 유럽수출과 투자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