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감초반 안보.색깔론 격돌
2004-10-07 연합뉴스
열린우리당은 국감 사흘째인 6일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기밀유출에 대해 "공인된 간첩행위"라며 강력히 성토하고 이념 공세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을 다짐한 반면, 한나라당은 일부 상임위의 국감 파행사태를 "여당의 조직적인 국감방해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여당의 공세에 대해 '역색깔론'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우리당은 오전 국회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한나라당 정문헌(鄭文憲) 의원의 '북한 붕괴시 정부의 비상계획' 폭로와 박 진(朴 振) 의원의 '북한 남침시 16일만에 서울 함락' 시나리오 폭로를 2급 군사기밀 유출에 해당한다며 국회 윤리위에 제소키로 했고, 형사고발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야당이 정부를 급진좌파로 규정하고 조작 왜곡 선동하는 국감전략을 들고 나왔는데 한탄을 금치 못한다"며 "이른바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국가안보를 생각지 않고 기밀을 폭로하는 행태에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경 대처 방침을 밝혔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군사기밀은 우연히 알게돼 누설한 경우에도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돼있다"며 "국회의원이 기밀임을 알면서도 직무상 알게 됐다고 해서 공공연히 누설한 것은 스파이 행위"라고 비난했다.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은 "정부가 군사기밀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정부측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뒤 "한나라당이 이번 국감에서 국정에 대한 질의는 하지 않고 '좌파'니 '좌경'이니 하는 말을 추임새처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일부 상임위의 국정감사 파행사태를 여당에 의한 조직적인 '국정감싸기', '야당의 국감활동 방해 '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키로 하는 한편, 안보.이념 문제를 둘러싼 여당의 공세를 '역색깔론'으로 규정, 역공에 나섰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은 국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감을 방해하고 있고 그 정도가 심각한 상황으로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당의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안상수(安相洙) 인천시장에 대한 공세에 대해서도 "야당 출신 단체장 죽이기에 국감의 장을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여당은 행정부를 상대로 국감을 하지 않고 야당을 상대로 국감을 하자고 덤비고 있는데 교육, 통외통, 국방위가 대표적인 예"라며 "여당이 '도둑 제 발 저리기식' 역색깔론으로 국감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경필(南景弼)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은 안보불안에 대한 적절한 문제 제기를 색깔론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여당은) 전가의 보도처럼 재래식 무기인 색깔론을 꺼내고 있는데 색깔론뒤에 몸을 숨기려는 비겁한 태도이며 역색깔론"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