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장기수들이 남기는 말.말

2000-08-24     연합뉴스
내달 2일 북한으로 돌아갈 비전향장기수들은 북한에 가면 자신들을 보살펴 준 남측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북한으로 간 뒤에도 남북통일을 위해 힘쓸 것이며 조만간 다시 남한을 방문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북송 장기수들은 자신들에 대한 인터넷 홈페이지(http://nk.netsgozone.co.kr)에 글을 올리며 짧게는 1년여 기간 동안 함께 생활했던 많은 남측 단체 및 일반 시민들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비전향 장기수 안영기(72)씨는 `출옥하여 1년반을 살아오면서 우리 민족의 하나됨을 위하여 불철주야로 애쓰시는 수많은 애국자들을 만났다`며 `북쪽 고향에 돌아가면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의 관철과 여러분들과의 우애와 단결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며 소감을 피력했다.

김석형(87)씨는 `통일염원으로 분투하고 계시는 남조선 각 사회단체 종교단체 지도자들을 비롯한 각회원 여러분들에게 사랑의 정을 보낸다`고 말했고 45년을 복역해 `세계최장기수`라는 별칭을 남긴 김선명(76)씨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여러분과 더불어 힘쓰겠다`며 석별의 정을 표현했다.

장기수들은 또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자신들의 `소원`을 남기면서 남북정상회담의 결실인 6.15공동선언의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하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류운형(77)씨는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촉진하기 위하여 민족자주의 기치 애국애족의 기치를 높이들고 온 민족이 대단결하여 6.15북남공동선언을 충실히 이행함에 있어서 우리 모두 다 함께 손잡고 싸워 나가자`고 말했다.

손성모(71)씨는 `조국통일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며 `오늘은 비록 떠나는 심장과 보내는 심장이 이별앞에서 통곡하지만 이것은 내일 영광의 통일광장에서 얼싸안고 만나기 위한 시작이며 거보`라고 스스로 다짐했다.

북송될 예정인 비전향 장기수들은 가족과 함께 가지 못하는데 대한 서글픈 심정도 빠지지 않았다.

93세의 노모와 형제 자매들을 두고 가는 신인영(72)씨는 `혈육의 정보다 더 뜨거운 정으로 도와주시고 보살펴 주신 남쪽 형제 자매께 감사한다`며 `북에서 남에서 함께 민족의 통일을 위한 성스러운 지상과제를 반드시 완수할 것을 서로 다짐하자`고 말했다.

남쪽에서 결혼한 아내를 두고 가야 하는 리경구(71)씨는 `과거의 모든 원한은 이제 화해로써 녹여야 민족의 장래가 통일과 번영이 올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며 `처 김송단을 같이 동행치 못하고 새로운 이산 가족을 만드는 결과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연합2000/08/23)